이승엽(요미우리)의 대포를 앞세운 한국대표팀 방망이가 대폭발했다.
한국은 8일 타이완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벌어진 2008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호주와 2차전에서 이승엽의 3점홈런 등 장단 13안타와 사사구 8개를 효과적으로 묶어 16-2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한국이 올린 16점은 이번 대회 8경기에서 나온 한 팀 최다 점수다.
기분좋게 2연승을 거둔 한국은 타이완, 북미 강호 캐나다와 공동 1위를 달렸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호주는 껄끄러운 복병으로 평가됐었다. 특히 한국은 드림팀이 출전했던 시드니올림픽에서 3-5로 패하는 등 2000년 이후 상대 전적에서도 1승3패로 열세여서 다소 우려도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싱거운 경기였다.
출발은 조금 불안했다.
한국팀 에이스 류현진은 1회초 첫 타자 톰 웨이차드를 삼진으로 낚았으나 2번 다니엘 버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고 2사 뒤 글렌 윌리엄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 0-1로 뒤졌다.
류현진은 5번 톰 브라이스도 몸맞는 공으로 출루시켜 2사 1,2루의 위기가 됐지만 후속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시드니올림픽때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으나 한국은 공수교대 뒤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1회말 선두타자 이용규(KIA)가 삼진으로 물러나고 2번 고영민(두산)이 볼넷을 고른 뒤 이승엽은 좌전안타, 김동주(두산)는 볼넷을 골라 1사 만루를 만들었고 호주 선발투수 그렉 월트셔어가 폭투를 저질러 1-1이 됐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이대호(롯데)가 1루 베이스를 타고 우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려 3-1로 뒤집은 한국은 2사 뒤 이택근(우리)도 우중간 2루타를 날려 4-1로 앞섰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2회에는 박진만(삼성)이 볼넷, 이용규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이승엽이 우월 2루타를 날려 1점을 보탰고 김동주와 이진영(SK)은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6-1로 앞섰다.
3회에는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두 진갑용(삼성)이 중월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이용규는 좌전안타로 타점을 올렸고 고영민이 볼넷을 골라 1사 1,2루에서 이승엽이 호주 두번째 투수 크리스 모데이를 상대로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가운데로 몰린 135㎞짜리 직구를 통렬하게 걷어올렸다.
이승엽은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고 호주 우익수가 포기한 듯 쳐다보는 가운데 타구가 우측 스탠드 상단에 꽂혔다.
한국은 이승엽의 3점홈런으로 단숨에 10-1로 달아나 승부를 결정지었고 호주 벤치는 사실상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승리를 자신한 한국은 4회에도 이용규와 대타로 나선 김주찬(롯데)이 2타점 적시타를 날리는 등 타자일순하며 6점을 추가해 콜드게임 분위기로 몰고갔다.
호주는 5회초 선두 웨이차드가 좌전안타를 친 뒤 3번 벤 라이징어가 류현진 대신 등판한 한기주(KIA)를 상대로 2루타를 뽑고 후속 땅볼로 1점을 만회했으나 승부와는 무관했다.
한국은 6회에는 장원삼, 7회 황두성(이상 우리)을 각각 마운드에 투입해 경기를 콜드게임으로 마무리했다.
한국 타선의 핵인 이승엽은 3점홈런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뒤 4회 수비부터 김주찬으로 교체됐다.
이종욱 대신 1번타자로 나선 이용규는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첨병 역할을 했고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이틀연속 타격감을 이어갔다.
선발 류현진은 4⅓이닝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7안타 2실점으로 막아 제 몫을 했다.
한국은 9일 저녁 7시30분 멕시코를 상대로 3차전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날 타이완은 선발 양젠푸의 호투속에 멕시코를 6-1로 꺾었고 호쾌한 타력을 자랑하는 캐나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10-0으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둬 나란히 2연승을 달렸다.
멕시코와 남아공은 일찌감치 2연패에 빠져 탈락 위기를 맞았다.
또 약체로 꼽히는 독일은 스페인을 1-0으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