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치른 프로경기 중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8년 만에 친정팀 부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오른 '테리우스' 안정환(32)이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안정환은 9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전북 현대와 홈 개막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2-1 역전승에 큰 힘을 보탰다.
1998년 부산 대우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한 안정환은 2000년 이탈리아 페루자로 이적한 뒤 유럽과 일본 등을 오가며 뛰다 지난해 수원 삼성에 둥지를 틀고 K-리그로 돌아왔다.
하지만 수원에서 출전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다 올 시즌 친정 부산의 품에 안겼다.
안정환은 최전방을 누비며 전반 45분 한정화의 동점골을 유도하는 강한 중거리 프리킥을 날리는 등 부활 조짐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굉장히 힘든 경기였는데 감독님의 전술에 따라 선수들 모두 열심히 뛰어줬다"면서 "나로서는 프로 경기 중 최고였다"고 만족해 했다.
그는 "어느 팀이든 시작이 중요하다. 상대가 강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많이 뛰려고 했다"면서 "부산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많이 경기장을 찾아 주시면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전 "경험이 많아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다 안다. 변했구나 하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준비가 돼 있다"며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던 황선홍 부산 감독은 안정환의 플레이에 대해 "100% 만족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는 "안정환이 골을 많이 넣으면 좋겠지만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에 귀감이 된다면 바랄 것이 없다"며 "안정환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팀 전북의 최강희 감독도 "안정환의 몸놀림이 생각보다 훨씬 더 활발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안정환은 일본에서 뛰다 K-리그 복귀전을 치른 전북 스트라이커 조재진과 맞대결에 대해 "축구는 한 명이 하는 것이 아니다. 신경 안 쓰고 우리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컨디션은 아직 정상의 80% 정도 밖에 안 된다. 체력적으로도 더 많이 끌어 올려야 한다"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