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쓰+김동수, 우리는 ‘80대 배터리’

입력 2008.06.25 (20:26)

수정 2008.06.25 (20:32)

프로야구 우리 히어로즈가 일본에서 데려온 사이드암 투수 다카쓰 신고가 국내 무대에 첫 선을 보인 24일, 그냥 지나친 게 하나 있다.
다카쓰는 이날 두산과 잠실 방문경기에서 5-1로 앞선 8회말 우리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홈플레이트 뒤에서 그의 공을 받았던 히어로즈 안방 마님은 김동수였다.
둘은 1968년 동갑내기로 올해 나란히 마흔 줄에 접어 들었다. '80세 배터리'가 발야구로 상대팀 혼을 빼놓는 것으로 유명한 두산 타선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김동수와 다카쓰보다 나이가 많은 현역 선수는 투타를 통틀어 한화 투수 송진우(42) 뿐이다.
마흔을 넘어 계속 뛰는 선수가 흔치 않은 국내 실정에서 '80대 배터리'는 진기록에 가깝다. 투수와 달리 체력 소모가 극심한 포수가 불혹을 넘어서까지 장수하기는 어려웠던 탓이다.
'헐크' 이만수 SK 와이번스 수석코치는 39세에 삼성에서 은퇴했고 해태의 전성기를 이끈 '노지심' 장채근 우리 배터리 코치는 30대 중반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1990년 LG에서 프로데뷔한 김동수는 이날까지 1천953경기를 뛰어 올 시즌 중 2천 경기 출장을 눈 앞에 뒀다.
철저한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즌 초반 강귀태에게 안방을 내주고 대타로 나왔던 그는 최근 선발 마스크를 자주 쓰고 마운드 안정을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2루 송구가 약점으로 지적되나 볼 배합과 투수 리드는 아직도 쓸만하다는 평가다.
미국과 일본에서 개인 통산 313세이브를 올리고 우리 유니폼을 입은 다카쓰는 전날 데뷔전에서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맞고 1점을 주기는 했으나 한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안겨줬다.
이광환 우리 감독은 25일 두산전에 앞서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38㎞까지 나오고 변화구가 좋다. 완벽하게 틀어 막지는 못하더라도 1이닝에 1점 이상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이기는 게임에 중용하겠다고 했다.
김동수가 계속 선발 출전하고 우리가 승승장구해 다카쓰가 자주 마운드에 오르면 팬들은 '80대 배터리'를 자주 구경할 수 있다.
야구 선진국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다카쓰와 한국 타자들의 습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동수의 농익은 앙상블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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