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이병규 = 2008년 김현수

입력 2008.06.25 (22:48)

KBS 뉴스 이미지
프로야구 타자 통산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양준혁(39.삼성)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기록 중 하나가 사이클링 히트다.
역대 12차례 작성된 사이클링 히트 기록 중 두 차례나 달성한 이는 양준혁 뿐이다.
25일 잠실 우리전에서 가장 어렵다는 3루타(3회)를 먼저 때리고, 홈런(5회), 2루타(6회)를 차례로 작렬시킨 뒤 가장 쉽다는 단타만을 남겨뒀던 두산 김현수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는 경기 후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솔직히 의식했다. 의식해서 그런지 몰라도 정확한 타격을 못했다"며 담담히 말했다.
1루 앞 땅볼을 때리고 전력 질주했으나 간발의 차로 아웃된 터라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사이클링 히트 찬스를 놓친 아쉬움에 장탄식을 내뱉을 줄 알았지만 그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고 경기 후에도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타율 0.348로 쾌속항진 중인 김현수는 올해 프로야구 타자 중 최대 히트 상품 중의 하나다.
2006년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지난해 타율 0.273에 홈런 5개를 때리며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어떤 볼이든 안타로 때려내는 타격기계로 자리매김했다.
양준혁, 이병규(34.주니치) 등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 좌타자와 아직 비교할 단계는 아니나 올해 성적만 국한한다면 그는 시즌 중반까지 양준혁과 이병규의 장점만을 한데 모은 이상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
김현수는 "특별히 노리는 구종이 없이 스트라이크 비슷하게 들어오면 방망이를 돌린다"고 한다.
선구안이 좋은 점은 양준혁을 빼닮았다. 양준혁의 최대 장점은 볼을 잘 고르고 스트라이크만 골라 안타를 때린다는 점에 있다.
김현수는 이날까지 볼넷 42개 등 사4구 46개를 기록했다. 리그 5위 수준이다. 반면 299타석에서 삼진은 21차례에 불과했다.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홍성흔(17개)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구종을 노리지 않는 건 이병규와 비슷하다. 이병규는 볼도 안타로 연결하는 타자로 일본에 진출하기 전까지 스트라이크존이 가장 넓은 타자로 통했다. 워낙 적극적인 탓에 삼진이 많고 볼넷이 적지만 최다 안타왕을 네 차례나 차지하며 진가를 입증했다.
어떤 구종이든 가리지 않는 김현수는 좌, 중, 우를 가리지 않고 부챗살 타법으로 맘껏 안타행진을 벌이고 있다. 그는 안타 88개를 때려 전날까지 1위 조성환(롯데.90개)에게 2개 차로 따라 붙었다.
타격에 일가견을 보이고 있지만 김현수의 시선은 다른 곳에 있다. 목표를 올 시즌 전 경기 출장에서 최태원 KIA 주루코치가 보유 중인 연속 경기 출장 기록(1천14경기)으로 잡았다. 그는 이날까지 두산이 치른 67경기를 모두 뛰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