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춘추전국시대’ 절대 강자 없다

입력 2008.08.15 (20:38)

중국(여자 개인전 1위), 우크라이나(남자 개인전 1위), 멕시코(남자 랭킹라운드 1위), 이탈리아(남자 단체전 은메달)...
2008 베이징올림픽을 지켜본 양궁 관계자들은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딴 장쥐안쥐안(중국)이나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빅토르 루반(우크라이나)은 물론이고 랭킹 라운드 1위를 차지하며 선전한 후안 레네 세라노(멕시코) 등의 실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같으면 감히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들과 맞서 1점차 승부를 벌인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을 재목이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나탈리아 발리바나 마르코 갈리아조 등 이탈리아 몇몇 선수들이 아니면 살얼음 승부에서 한국선수를 이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이 기량은 물론 정신력에서도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년 만에 확인한 외국 선수들의 수준은 놀라울 정도로 높아져 있었다. 국내 선수들은 긴장한 나머지 8점을 몇 발씩이나 쏘는 와중에 12발 모두 9점과 10점에 꽂는 선수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더구나 과거에는 남자는 이탈리아와 대만, 여자는 중국과 대만, 이탈리아 정도를 경쟁국으로 여겼지만 이번엔 우크라이나 멕시코 등에서 걸출한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9일 열린 랭킹라운드에서는 남자 1등부터 20등까지 점수 차가 18점 밖에 안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외국 선수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국제대회를 통해 기량을 갈고 닦아왔다는 점이었다.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딴 루반은 올림픽 직전에 열린 4차 월드컵 대회에서 남자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장쥐안쥐안 등 중국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양궁 전문가들은 "한국도 서두르지 않으면 세계 최강의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 전문가는 "과거엔 우리 기량이 노출될까 봐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외에는 국제대회에도 잘 나가지 않고 전지훈련도 후진국으로 가는 일까지 있었다"며 "하지만 각국의 기량이 평준화된 만큼 다양한 국제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