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오상은, 동메달 사냥 일등공신

입력 2008.08.18 (19:39)

수정 2008.08.18 (21:30)

KBS 뉴스 이미지
남자 탁구대표팀 `맏형' 오상은(31.KT&G)은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단체전 동메달 사냥에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세를 넘은 나이에도 단·복식에 걸친 눈부신 활약으로 `간판' 유승민(26.삼성생명)의 부진 공백을 잘 메웠기 때문이다.
여자 대표팀이 동메달을 딸 때 `주부 선수' 김경아(31.대한항공)가 했던 `맏언니' 역할과 다르지 않다.
준결승 진출에 분수령이었던 타이완과 예선 C조 3차전에서 유승민이 1단식을 상대 에이스 췐치유안에게 내주자 2단식에서 창펭룽을 잡았고 3복식 승리까지 이끈 게 바로 그였다.
중국과 준결승 때 세계 2위 마린과 접전 끝에 1단식을 넘겨줬지만 그의 활약은 동메달이 걸린 오스트리아와 18일 3위 결정전에서 더욱 빛났다.
1단식에 전격 기용된 오상은은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챔피언 베르너 쉴라거와 만났다. 쉴라거는 당시 결승에서 `수비 달인' 주세혁(삼성생명)의 한국 첫 우승 시도를 좌절시킨 장본인.
그는 상대전적에서도 쉴라거에게 4승5패로 열세였다.
특히 지난해 11월 힘줄이 끊어진 어깨 수술을 받은 뒤 100% 회복되지 않아 완전한 스매싱 공격이 어려운 상태였다.
그는 쉴라거와 첫 세트에 10-6 리드를 잡고도 거센 추격에 휘말려 듀스를 허용한 뒤 끝내 10-12로 무릎을 꿇었다. 방심이 부른 어이 없는 패배였다.
실망하지 않은 오상은은 2세트부터 쉴라거의 약점을 파고 들었다. 백핸드에 약한 쉴라거를 한 박자 빠른 공격으로 몰아붙였고 결국 주도권을 빼앗긴 쉴라거는 우르르 무너졌다. 그는 3복식에서도 막내 윤재영(상무)을 잘 리드해 3-0 승리를 엮어냈다.
그는 "내가 쉴라거를 잡아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가장 먼저 나왔는 데 전략이 들어맞았다. 1세트에 리드하다 넘겨 줬지만 컨디션이 괜찮아 승리를 자신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올림픽으로 마지막 무대가 될 그는 "재영이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아 집중력이 흐트러지 않도록 잘 다독였다"면서 "아직 몸이 완전하지 않지만 단식에서도 분위기를 살려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