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량 미달’ 남자 피겨, 출전 고민

입력 2009.01.09 (18:26)

수정 2009.01.09 (19:25)

KBS 뉴스 이미지
“기본적인 에지(edge) 사용도 안 되고 있으니…”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다음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4대륙선수권대회와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대회에 남자 선수를 출전시킬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9일 고양시 덕양구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 제63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채점을 맡았던 심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번 대회 남자 싱글 시니어부에 출전한 선수는 단 2명이다. 매번 '나홀로' 출전을 해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이동훈(삼육대)가 함께 최근 승급, 시니어부 출전 자격을 얻은 김민석(불암고)이 나서 모처럼 남자 싱글에서 경쟁 체제가 이뤄졌다.
결과는 45.40점을 얻은 김민석의 승리. 김민석은 2008-2009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에서 9위를 차지하면서 이동훈의 뒤를 잇는 국내 남자 싱글의 기대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회 남자 싱글 우승자는 원칙적으로 4대륙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얻는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연맹의 고민이 시작됐다. 세계대회에 출전시키기에는 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다.
김민석은 이날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를 시도했지만 모두 감점을 받았다. 그나마 두 차례 스핀을 모두 레벨 4로 연기했지만 두 번의 스텝은 모두 레벨 1이었다.
국내 남자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쿼드러플(공중 4회전)을 뛰었던 이동훈은 트리플 플립을 더블로 뛰었고, 스텝은 모두 레벨 1으로 처리했다. 8개 연기과제 가운데 가산점을 얻은 요소가 하나도 없었다.
이날 채점에 나섰던 한 심판은 "이동훈도 연습을 하지 않고 나온 것 같다"라며 "김민석과 이동훈 모두 스텝을 레벨 1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에지 사용도 제대로 못 하는 선수를 세계대회에 내보내는 것은 무리"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따라 빙상연맹은 10일 대회가 끝나면 강화위원회를 소집해 남자 시니어 선수의 세계대회 출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