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원조 미네르바’ 공방 점입가경

입력 2009.01.18 (23:09)

신동아 "미네르바는 박씨 아닌 전문가 그룹"
검찰 "허위사실 2건 유포한 미네르바는 1명"

`진짜 또는 원조 미네르바'는 따로 있나.
18일 월간지 `신동아'가 2월호를 통해 지난해 12월호에서 인터뷰한 인터넷 경제 논객 미네르바가 검찰에 구속된 박모(31)씨가 아니라고 보도하면서 미네르바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7일 검찰에 긴급체포돼 구속된 박씨는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및 구속적부심 등에서 자신이 `미네르바'이고, 인터넷에 게시된 글 280건을 스스로 썼다고 인정한 바 있다.
검찰이 박씨가 경제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금융 분야 `야전 경험'이 전무한 무직자라고 밝히면서 미네르바가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긴 했지만 박씨가 자백한데다 검찰도 "제2의 미네르바는 없다"고 단언했기 때문에 진위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다만, 박씨가 신동아와 인터뷰하지 않았다고 부인함에 따라 `그(신동아와 인터뷰한) 미네르바는 누구냐'는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았던 터였다.
일각에선 신동아가 박씨의 글을 모아 인터뷰 형식으로 만들었거나 미네르바를 자처하는 사람에게 속은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기도 했으나, 신동아는 "2월호에서 밝히겠다"며 공식 해명을 미뤄왔다.
그러나 신동아가 "미네르바는 전문가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고, 구속된 박씨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고 보도함으로써 진위 공방이 다시 불거진 것.
검찰은 "현 상황에서 진짜 미네르바가 누군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글쓴 사람이 박씨 1명이 아닐 수는 있지만 검찰이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했던 글 2건(지난해 7월30일과 12월29일 게시물)을 박씨가 쓴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책을 비판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글을 올리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검찰의 일관된 기준"이라며 "박씨가 미네르바의 이름으로 올린 허위사실이 외환시장과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며 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씨가 미네르바를 `사칭'했을 수 있지만 미네르바의 글이 상당히 영향력을 얻은 상황에서 허위사실을 게시한 사람이 박씨인 것은 명백하고 다른 글은 의견 등에 불과해 누가 썼는지 관계없다는 것.
신동아가 인터뷰한 미네르바는 검찰이 문제 삼은 글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이 월간지는 보도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원조 미네르바'인지, `진짜 미네르바'인지 등은 검찰 수사와 별개 문제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미네르바가 박씨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네르바가 `복수'일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상황에서 검찰 수사 결과와 신동아 보도 내용이 모두 사실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올라온 글이 5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문제로 삼은 2건을 포함해 박씨가 280건 정도를 썼다고 밝혔었다.
검찰은 박씨가 이들 글을 쓰기 위해 로그인할 때 사용한 고유 ID를 추적한 결과 그가 접속한 인터넷 주소(IP)가 일치한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설명한 만큼 나머지 글은 다른 미네르바가 썼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박씨가 과연 진짜 미네르바인지, 다른 미네르바는 없는지 등에 대한 공방은 인터넷 공간 등을 통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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