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흥국·KEPCO45, 지도력 부재 탓

입력 2009.02.17 (11:13)

수정 2009.02.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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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 시즌 종반을 향해 달려가는 프로배구에서 최근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남녀 팀이 있다.
올 시즌 24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이어가며 몰락한 KEPCO45와 최근 4연패로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며 '동네북'이 된 흥국생명이 그 주인공이다.
KEPCO45와 흥국생명의 이런 처지는 사령탑의 지도력 부재 탓이라는 분석이다. 감독과 선수가 소통 부재를 넘어서서 물과 기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KEPCO45는 객관적으로 약체다. 그래도 지난 시즌 24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을 거두면서 18세트를 따냈다.
올 시즌 단 6세트만 따내면서 24전 전패를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공정배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결과에 대해 "선수 수준이 떨어지니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
드래프트 1순위였던 문성민이 독일에 진출하고 외국인 선수도 없어 공격력이 약한 점을 감안해도 공개 석상에서 선수 탓으로 돌리는 공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가 구단 안팎에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망한 선수들이 코트에서 감독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공 감독은 최근 선수들을 다시 추스르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번 벌어진 틈이 메워질지는 미지수다.
흥국생명 역시 이승현 감독의 지도력에 물음표가 나오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30일 황현주 감독이 경질되기 전 7승2패로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이승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는 4승6패로 부진했다.
최근에는 4연패를 당하며 3위 KT&G에 2경기 차로 쫓기는 상황이 됐다.
외국인 선수 카리나가 맹장 수술로 결장했지만 국내 최고 공격수 김연경과 국가대표 황연주를 보유한 팀의 성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물론 이 감독은 "감독이 바뀌고 나서 결속이 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선수들이 싫어한다"라고 반박하지만, 스스로도 "어떤 선수들은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에 담아놓은 얘기를 대놓고 한다"라고 털어놓아 팀워크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프런트나 선수들은 입을 다물지만 흥국생명 구단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팬들의 글은 흥국생명의 현재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대부분이 이 감독의 전략 부재나 선수들과 의사소통 부족을 질타하는 글이다. 황현주 감독 복귀를 주장하는 글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 감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론이 좀 알려달라"고 하소연하지만 문제를 풀 열쇠는 그 누구도 아닌 이승현 감독 자신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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