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윤준하 ‘강원 승리의 골! 쐈다’

입력 2009.03.08 (17:32)

수정 2009.03.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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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강원FC의 프로축구 K-리그 데뷔 무대를 승리로 이끈 것은 프로축구팬에게조차 이름이 낯선 새내기 공격수 윤준하(22)였다.
윤준하는 8일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2009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28분 결승골을 뽑아 1-0 승리를 안겼다. 강원 창단 후 첫 공식 경기에서 맛본 승리였다.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윤준하는 전반 18분 안성남의 부상으로 뜻하지 않게 일찌감치 출전 기회를 잡았다.
최순호 감독은 경기 후 "윤준하를 후반 15분에서 20분쯤 투입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윤준하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10분 만인 전반 28분 김영후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밀어준 공을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차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강원의 우선지명선수 14명에도 들지 못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최 감독의 호출을 받은 무명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이었다.
올해 대구대를 졸업한 윤준하는 프로에서 뛰는 선수라면 대부분 거친 청소년대표 경력도 없고, 입상 경력도 없다.
경기 후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최 감독에게 "윤준하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최 감독은 "자주 써먹어야 하는데 전력을 노출하면 안 된다"고 웃으면서 대신 선수 선발 과정에서 고민을 들려줬다.
최 감독은 "작년에 대학 선수들을 보러 다닐 때 윤준하를 놓고 마지막에 선택하느냐 마느냐로 고민을 많이 했다. 기술적인 면 등 아직 세련되지 않아 과연 프로에서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잠재력을 키워보자고 뽑았는데 지금은 우리 팀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가 윤준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팀에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지난 3개월 함께 훈련하면서 느꼈다"고 덧붙였다.
174㎝ 74㎏의 윤준하는 체구에 비해 밀어 붙이는 힘이 좋아 '코뿔소'라는 별명이 있다.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공격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팀의 기대가 크다.
프로 무대 첫 슈팅을 골로 연결한 윤준하는 "팀의 첫 경기이고 데뷔전인데 골까지 넣어 정말 기분 좋다. 팬 여러분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늘 골을 넣을 것 같았느냐'는 물음에 윤준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최 감독은 "그 생각은 내가 했다"며 윤준하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윤준하는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없다"고 잘라 말하고 나서 "(김)영후 형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찬스를 만들어 줘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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