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노조, 잇단 불참에 ‘급제동’

입력 2009.05.22 (15:48)

수정 2009.05.22 (17:30)

KBS 뉴스 이미지
프로야구 선수 노조 설립 작업이 선수들의 전면 이탈로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 18일 비공개로 진행된 노조 설립을 위한 8개 구단 대표자 모임에서 삼성과 LG 선수단이 먼저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21일에는 두산과 KIA가 노조 설립 반대쪽으로 돌아섰고 22일에는 나머지 4개 구단 선수단이 가세했다.
전 구단 선수들이 나흘 사이 노조 불참쪽으로 급선회한 셈이다.
한화는 22일 선수협회가 노동노합 설립에 관련해 실시하는 찬반투표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8개 구단 선수들이 모두 노조 결성에 참여해야 함께 움직이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SK의 주장 박경완도 구단을 통해 "8개 구단 선수들이 같이 가지 않으면 SK는 선수 노조에 참가하지 않겠다. 불참 선수단이 늘어나는 마당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참여 의사를 철회했다.
롯데도 이날 선수단 회의에서 노조 동참의사를 철회하고 앞으로 진행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선수협회에 통보했다.
시차를 두고 전 구단 선수들이 반대하면서 선수협회의 노조 설립 움직임은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선수들과 충분한 상의 없이 노조 결성을 밀어붙였던 선수협회 지도부의 위상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선수협회 손민한(롯데) 회장과 권시형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선수 권익을 위해 현행 법률에 근거해 단체행동권과 협상권을 보장받는 노조를 설립할 때가 됐다'며 협회의 노조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노조 설립을 더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시즌 중 갑작스럽게 노조 결성을 추진한 탓에 여론의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특히 노조의 주인이 돼야 할 선수들을 먼저 설득하지 못한 점이 연쇄 이탈을 부른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노조를 설립해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찬성한 것으로 보이나 하필 이 시기에 왜 노조를 들고 나온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았다. 특히 선수협회 지도부가 노조를 설립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 또는 불이익 등을 선수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
선수협회 지도부는 8개 구단을 돌면서 노조 설립의 불가피성을 설명했으나 구단별로 일부 베테랑급 선수들만 상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시형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구단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내용일 뿐 선수들 전체의 뜻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달 1일 열리는 선수협회 총회에 많은 선수들이 참석한다고 알려왔다. 투표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