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여객기 참사 영구미제로 남나

입력 2009.06.04 (06:35)

228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대서양에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에어프랑스 AF447편 항공사고는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영구 미제로 남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사고조사팀은 3일 파리 북부 부르제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사고당시의 정황과 향후 조사 방향 등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나 이번 사고의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은 아무 것도 제시하지 못했다.
사고조사팀장을 맡고 있는 폴-루이 아르슬라니앙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심지어 사고가 발생한 정확한 시간도 알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해 사고조사가 현재 오리무중에 빠져 있음을 암시했다.
◆"사고 원인 규명 못할 수도" = 아르슬라니앙은 사고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열쇠가 담긴 블랙박스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객기의 잔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대서양의 해저는 평탄한 곳이 아니라 협곡이 많고 울퉁불퉁한 지형이어서 수색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광활한 모래밭에서 바늘 한 개를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그는 "블랙박스를 찾지 못하면 사고 조사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항공기 추락의 원인을 끝내 규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사고조사팀에 따르면 항공기의 고도와 대기속도, 교신내용 등 수천 가지의 비행정보가 저장된 블랙박스는 해저 6천m의 심해에서도 파손되지 않도록 견고하게 설계돼 있다. 블랙박스 내의 정보는 한 달가량 보존된다.
프랑스 정부는 이에 따라 블랙박스 수거가 사고 원인 규명에 관건이 된다고 보고 탑승객 유해와 비행기 잔해는 물론 해저에 가라앉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블랙박스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일 대서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색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2대의 소형 잠수함을 구비한 해저 탐사선을 추가 투입한 것도 이런 사정에서다.
프랑스의 탐사선 동원은 브라질 공군이 실종 여객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잇따라 발견한 가운데 이뤄져 이를 계기로 두 나라의 수색 작업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푸르쿠아 파'(Pourquoi Pas. 'Why Not'이란 의미의 프랑스어)호로 명명된 이 탐사선은 수심 6천m 깊이를 항해할 수 있는 소형 잠수함을 이용해 심해 지역을 집중 수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륙당시 이상징후 없었다" = 아르슬라니앙은 "사고 여객기가 이륙하기 전에 무슨 문제가 있었다고 추정할 만한 단서도 없다"고 밝혔다. 항공기가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 공항을 정상적으로 이륙했다는 뜻이다.
사고 항공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은 리우 데 자네이루 공항을 이륙한 지 3시간30분 만에 지상 관제탑과의 교신이 끊기면서다.
사고 직후 에어프랑스는 성명을 통해 "여객기가 강한 난기류를 뚫고 운행하던 중 전기누전이 발생했다는 무선 메시지가 10여건 수신됐다"면서 "그러나 조종사로부터 긴급 구조요청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설명에 비춰 사고기는 리우 데 자네이루 공항을 출발한 지 3시간여가 지난 뒤부터 문제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항공기가 공중에서 폭발했는지, 바다에 추락해 폭발했는지도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으며 항공기가 대서양에 추락할 당시 주조종사가 항공기를 조종하고 있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사고조사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고 조사가 마무리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면서 난관이 적지 않을 것임을 인정했다.
한편, 이번 사고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조사단장은 2000년 콩코드 제트기 추락사고 조사를 맡았던 알랭 부이야르가 맡고 있다. 부이야르 단장은 6월말까지 1차 예비조사 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