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북한 ‘노동교화형’ 하루 15시간 중노동

입력 2009.06.09 (20:31)

수정 2009.06.09 (23:13)

<앵커 멘트>

탈북자 취재를 하다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여기자들이 어제 북한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죠?

12년 동안 교화소에 구금돼 강제로 일하라는 '노동교화형'인데요.

이게 어떤 형벌인지 여기자들은 어떻게 될지 모은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함경북도 무산의 한 수용소입니다.

커다란 나무 기둥을 힘겹게 옮기는 사람들.

다른 쪽에선 청소가 한창입니다.

한 걸음 뗄 때마다 허리를 움켜쥐는 모습에서 노동 강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점호 시간에는 김정일 찬양가를 부르며 행진합니다.

시커먼 옥수수가 대부분인 강냉이밥으로 식사를 합니다.

일본 후지 TV가 촬영한 이 곳은 경범죄자들이 여섯 달 동안 생활하는 '노동단련대'.

미국 여기자들이 받은 형벌은 이보다 훨씬 엄격한 교화소에 갇혀 12년 동안 노동하는 것입니다.

탈북자 증언이 잇따랐던 정치범 수용소와는 달리, 일반 강력범이 수감되는 교화소는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녹취> 신동혁(정치범 수용소 탈북자) : "배고프고 너무 힘들어서 바깥에 이런 사회 있기 때문에 호기심에 한 번 나가 살아봤으면 좋겠다."

교화소 수감자의 수기에 따르면 1000명당 세면장이 한 개, 그나마 물도 부족해 씻지 못한다.

식사는 강냉이밥과 양배추 소금국을 먹는다.

이와 빈대, 벼룩이 들끓고 전염병이 돌아 석 달 간 100여 명이 숨졌다.

이런 교화소 생활을 외부에 일체 증언하지 않도록 손도장을 찍는다고 합니다.

수감자들은 벌목을 하거나 돌을 캐고, 농사를 짓는 등 하루 15시간 가까이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 여기자들이 이런 일반 교화소에 수감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는 관측입니다.

<인터뷰> 김윤태(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 : "바깥에 나오면 증언들이 이어질 거고 북한의 열악한 구금 실태, 이런 부분 때문에 꽤 많은 배려 속에 구금 생활이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전문가들은 대외 전시용인 사리원 특별교화소에 여기자들을 가둬두거나, 미국과의 협상을 고려해 당분간은 이들을 교화소에 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