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동반 본선행, 북한에 달렸다

입력 2009.06.10 (23:03)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어 줬다면 북한의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웠을 텐데..'
태극전사들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방을 펼치고도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사상 첫 남북한 월드컵 본선 동반 진출은 17일 열릴 북한-사우디아라비아 간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10일 한국-사우디아라비아의 최종예선 7차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최종예선 6차전 원정경기 2-0 승리로 일찌감치 남아공행 직행을 확정하며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태극전사들은 아시아 축구 강자로서 자존심이 걸려 있는 것 못지않게 신경이 쓰인 건 북한이었다.
이날 경기 결과가 8강 신화를 창조했던 1966년 대회 이후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티켓을 노리는 북한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일전이었기 때문이다.
최종예선 B조에서 3승2무2패(승점 11)로 한국(4승2무.승점 14)에 이어 불안한 2위를 달리는 북한은 형제의 나라인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북한으로서는 직전까지 3승1무2패(승점 10)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에 패한다면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무승부만 하더라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남아공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어서였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이달 초 바하마 나소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 때 "북한 측이 사우디를 꼭 꺾어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소개했을 정도로 북한은 한국 대표팀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했던 대로 한국 원정에서 승점 1점을 가져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북한과 동률을 이뤘고 골득실에서 뒤져 북한에 이은 3위를 지켰지만 북한과 홈경기 승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제 페세이루 사우디아라비아 감독도 "어려운 경기였기에 비긴 것에 만족한다. 리야드에서 열리는 북한과 경기에서 꼭 이겨 본선에 진출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험난한 중동 원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꼭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북한은 결국 자력으로 본선행을 결정지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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