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땜질 요원들’ 무명 대반란

입력 2009.06.29 (10:48)

수정 2009.06.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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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들에게 기대를 건 사령탑이 몇 명이나 있었을까?
'포지션에서 구멍만 메워주면 좋겠다'고 내보낸 '땜질' 요원들이 '활력소'로 화려하게 탈바꿈하면서 힘을 얻은 프로야구 구단이 제법 있다.
'빈집에 들어온 소' 덕분에 각 팀은 순위 싸움에서 치고 나갈 새로운 동력을 확인했다.
오장훈(25.롯데), 이영욱(24) 이우선(26.이상 삼성), 강윤구(19.히어로즈), 모창민(24.SK) 등 생소한 이름들이 지난주 투타에서 힘을 보태며 소속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상대팀의 전력 분석이 덜 된 상황에서 '반짝 장세'일 수도 있으나 피곤에 지친 동료와 열혈 팬에게 상큼한 재미를 주는 것만은 틀림없다.
도루를 시도하다 손가락을 다친 김주찬을 대신해 1군에 올라온 오장훈은 28일 한화와 프로 데뷔 경기에서 3안타나 때려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장훈은 2회 첫 타석에서 행운의 내야 안타로 프로 첫 히트를 신고한 뒤 1-0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9회초 1사 2루에서 우선상 2루타를 터뜨려 팀 4연승에 앞장섰다.
성남고-홍익대를 나온 오장훈은 지난해 신고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올해 2군에서 타율 0.310을 때리고 팀 내 최다인 홈런 9방과 48타점을 수확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롯데 관계자는 "하드웨어는 이대호급"이라며 잔뜩 기대를 걸었다.
5연패를 당해 7위까지 추락했던 삼성을 지난주 5승1패로 이끈 아기 사자 이영욱과 이우선도 주목할 선수.
프로 2년차 좌타자 이영욱은 2군에서 인정받은 방망이 솜씨를 요즘 1군에서 유감없이 선보인다.
대타로 1군에 합류한 뒤 최근 붙박이 중견수를 꿰찬 이영욱은 지난 주중 한화와 3경기에서 10타수4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고 두산과 주말 경기에서는 홈런 2방 포함, 7타수3안타 4타점을 몰아쳤다.
특히 26일 타석에 서 있다가 두산 포수 용덕한의 어처구니없는 1루 송구 때 머리를 맞아 들것에 실려갔던 이영욱은 이튿날 시원한 3점포로 승기를 잡는 데 힘을 보탰고 28일에는 5-2로 앞선 8회초 우측 펜스를 직선타로 날아가는 솔로 아치로 쐐기를 박았다.
이영욱은 지난해 2군에서 타율 0.359를 때렸고 올해도 0.376을 때려내며 교타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안산공고-성균관대를 나와 신고선수로 올해 삼성에 입단한 이우선은 무너진 삼성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탠 새 얼굴이다.
2군에서 7승1패, 평균자책점 4.22를 남긴 이우선은 지난 11일 SK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28일 두산과 경기에서 5이닝 동안 2점만 주고 감격적인 데뷔 첫 승리를 거뒀다.
데뷔 4경기 만에 처음으로 5이닝을 던진 이우선은 그전까지 5회를 채 넘기지 못했지만 점수를 많이 주지 않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에 젖은 KIA 타선을 상대로 지난 26일 6이닝 동안 노히트 투구로 프로 첫 승리를 거둔 왼손 투수 강윤구도 기대주다.
장원삼, 마일영, 이현승 등 왼팔 자원이 넘치는 히어로즈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강윤구는 시속 140㎞대 중반을 찍는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낮게 깔리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땜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신진급인 이들과 달리 2년차 모창민은 '만능 살림꾼'으로 힘을 보탠다.
대주자는 물론 3루수, 1루수, 유격수, 외야수 등 각종 포지션에 나서는 '전천후' 모창민은 최근 방망이에도 물이 올라 28일 LG와 경기에서는 6회 역전 결승 3점포를 때려내며 팀을 1위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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