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4강 버팀목, ‘모두의 대도화’

입력 2009.07.01 (09:27)

수정 2009.07.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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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와 더불어 프로야구에서 대표적인 느림보 군단으로 통했던 히어로즈가 창단 2년 만에 팀 100도루 돌파를 눈앞에 뒀다.
히어로즈는 6월30일 현재 팀 도루 97개를 성공해 이 부문 선두 SK(101개)를 4개 차로 바짝 쫓고 있다. 현대 유니콘스 시절이던 2004년 딱 도루 100개를 기록한 뒤 5년 만에 세자릿수 도루를 넘을 전망.

SK와 두산이 주도해 온 발야구 유행 풍조에 히어로즈가 가세하면서 녹색 다이아몬드는 더 역동적으로 탈바꿈했다.
현대 시절부터 홀로 기동력을 이끌어왔던 '대도' 전준호가 지난 4월 왼쪽 손가락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한 것에 비춰볼 때 히어로즈의 도루 증가는 놀라운 수준이다.
황재균(23개)을 필두로 이택근(21개), 김일경(13개), 더그 클락, 정수성(이상 11개) 등 5명이 두자릿수 이상 훔쳤다. 도루 10걸에는 히어로즈 선수가 3명이나 올라 있다.
현대 시절 4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히어로즈는 원래 장타력이 좋고 타선 짜임새도 훌륭한 팀이다. 그러나 기동력이 떨어져 팀 득점이 2년간 급격히 하락했다. 2006년 팀 도루는 71개, 지난해에는 51개였고 팀 성적 또한 비례해 각각 6,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특정인에 의존하지 않고 전원이 뛰는 야구를 펼치면서 득점력이 상승했다. 팀 타율 0.281로 전체 2위인 히어로즈는 팀 득점도 383점으로 LG(404점), SK(399점)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거북이에서 토끼로 환골탈태한 데는 김시진 감독의 적극적인 주문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으로 야인 생활을 한 김 감독은 "SK와 두산을 보면서 '발야구'를 해야 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김경문 두산 감독이 적극적으로 주자들에게 도루를 주문하는 것을 보면서 배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도루 실패를 한 선수에게는 '열받으면 한 번 더 뛰어라'고 격려한다"고 말했다.
한 번 터득한 자신감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기에 패기를 심어주고자 주자들이 누상에서 알아서 뛰도록 공격적인 주루를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도루에 실패했다고 야단맞는 선수도 물론 없다.
히어로즈가 롯데, 삼성, LG와 4위를 놓고 치열하게 전쟁 중인 가운데 기동력은 승리를 담보할 비장의 카드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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