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득점왕’ 유창현, 1군서 통했다!

입력 2009.07.08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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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잘하고 있는데도 기회가 없어 속상했죠"
프로축구 리그 컵대회인 2009 피스컵코리아 8강 1차전 포항 스틸러스-수원 삼성의 경기는 포항 스트라이커 유창현(24)을 위한 독무대 같았다.
유창현은 8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수원과 홈 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포함해 혼자 두 골을 몰아넣어 포항에 3-0 완승을 안겼다.
유창현은 지난해 대구대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포항에 입단했다.
하지만 유창현에게 1군 무대는 허락되지 않았고 2군리그로 옮겨 23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면서 최다 득점 선수가 됐다.
2군리그 결승에서 포항이 우승했더라면 MVP는 인천의 강수일이 아니라 유창현의 몫이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관심을 덜 받는 2군 생활은 유창현에게도 녹록지 않았다.
1순위로 입단한 미드필더 신형민이 1군 무대에서 24경기를 뛰면서 3골 1도움을 올리는 등 확실히 주전까지 꿰찬 모습을 부러워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유창현은 "계속 2군에 머물러 힘들었다.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올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훈련했다. 그래도 1군 출전 기회가 없어서 속상하고 마음 아팠다"고 밝혔다.
유창현은 "특히 플레이를 잘하고 골도 넣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다른 팀 같았으면 1군에서 한 경기라도 뛰게 했을 텐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면서 이날 수원과 경기 후 함께 인터뷰 자리에 있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을 살짝 쳐다보았다.
유창현은 지난 5월1일 대전 시티즌과 원정경기에서 꿈에 그리던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스테보, 남궁도 등 주전 스트라이커들이 동반 부진에 빠지자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유창현을 1군 무대에 세웠다.
데뷔전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며 이후 출전 기회가 늘었고 지난달 2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는 꿈에 그리던 1군 무대 데뷔골 맛을 봤다. 같은 달 28일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에서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렸고 이번 수원과 경기에서는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두 골을 넣었다.
이날 활약으로 유창현의 올 시즌 성적은 8경기 출전해 4골 1도움이 됐다.
유창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감독님 지시대로 열심히 하다 보니 골 찬스가 났고 골도 넣었다. 기쁘다. 큰 영광"이라며 좋아했다.
유창현은 '1군 무대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는 데는 얼마나 걸리겠느냐'고 묻자 웃으면서 "지금은 욕심이 없다. 치러야 할 경기가 많은 만큼 팀이 승리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파리아스 감독이 대견스럽다는 듯 악수를 청해 기자회견장에 잠시 웃음꽃이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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