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무한 신뢰’, 골만 넣으면 돼!

입력 2009.07.20 (12:12)

수정 2009.07.2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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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이 많다는 것은 위치 선정이 뛰어나다는 증거지만 도움이 없다는 것은 결국 활동량이 적다고밖에 볼 수 없다"(김대길 KBS N 해설위원) "이동국까지 도움에 가세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최강희 전북 감독)
'라이언킹' 이동국(30.전북)의 골 시위가 연일 매섭다. 어느새 15골(컵 대회 1골 포함)로 역대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11골.1998년.2003년) 기록을 훌쩍 넘어섰지만 공교롭게도 아직 도움은 '제로'다. 동료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골만 넣었다는 통계다.
이동국은 지난 18일 대구FC와 정규리그 1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쳐 정규리그 득점 1위를 굳건하게 지켰다.
어느새 정규리그 득점 2위인 데얀(서울.10골)과 4골 차로 벌리면서 생애 첫 득점왕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지만 올해 K-리그에서 17경기를 뛰면서 15골을 꽂는 동안 동료에게 어시스트 기록이 '0'이어서 자칫 '주워 먹기 전문'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 이에 대해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활동량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길 위원은 "광주 시절에는 자신이 타깃맨 뿐 아니라 측면으로 빠져나가면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 줬다. 2003년에는 11골을 넣으면서 6도움을 했을 정도"라며 "지금은 에닝요와 최태욱, 루이스 등 주변에서 많이 움직이는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 전북의 전술에 맞추는 것이라고 해도 활동량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라고 분석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도 "이동국이 원톱을 맡으면서 측면 미드필더의 지원 사격이 아주 좋아 골이 많아졌다"라며 "이동국이 갑자기 부활했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골을 많이 넣고 있지만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볼을 떨어뜨려 주는 것도 능력이다. 도움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동국의 골 폭풍은 에닝요(7골 8도움)-최태욱(5골 8도움)-루이스(5골 7도움)의 환상적인 '도우미 조합'이 뒷받침이 절대적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에 대해 정작 이동국을 지도하는 최강희 감독은 '전술에 따른 결과'라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최 감독은 "밖에서 볼 때는 그런 지적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동국이 도움에 가세할 필요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에닝요와 최태욱, 루이스가 측면과 중앙에서 뛰어난 돌파와 도움으로 이동국의 득점을 돕는 상황에서 이동국까지 페널티지역을 벗어나 동료에게 도움을 줄 이유가 없다는 것.
최 감독은 "이동국이 시즌 초반에는 측면으로 자주 빠졌지만 페널티지역을 지키라고 지시했다"라며 "미드필더들이 골 욕심을 내지 않고 득점력이 뛰어난 이동국을 믿고 볼을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동국이 무리하게 골 욕심을 내서 다른 선수들이 시샘하면 문제가 생기겠지만 외국인선수들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이동국의 득점력을 신뢰하고 있다"라며 "내가 지시하지 않아도 이동국을 정점으로 선수들이 잘 움직이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이동국이 도움까지 할 필요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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