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달라진 스윙에 김경문 당황

입력 2009.07.21 (22:42)

롯데와 두산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펼쳐진 21일 잠실구장.
경기 개시 전 더그아웃에서 두산 김경문 감독은 나름대로 시나리오를 썼다.
"선발 크리스 니코스키가 5회를 넘기면 그다음 롱 릴리프 김상현을 올려 보내 버텨보다가 승부처에서 가르시아가 나오면 좌완 금민철을 올리고.."
'롯데 타선이 무섭다'던 김경문 감독의 말은 어느 정도까지는 적중했다.
엿새 전 대구에서 난타당했던 외국인 투수 니코스키는 6회 2사까지 잡은 뒤 마운드를 내려왔고 김상현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2-5로 뒤졌지만 아직 해볼 만한 7회 2사 만루에서 롯데의 '하얀 갈매기' 카림 가르시아(34)가 등장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금민철을 올렸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김경문 감독의 예상은 빗나갔다.
가르시아는 볼 카운트 1-1에서 금민철의 바깥쪽 느린 슬라이더를 수평 스윙으로 부드럽게 당겨쳤다.
제대로 통타한 공은 120m를 날아 우중간 스탠드에 꽂혔다.
작년 타점왕(111개) 가르시아의 올 시즌 첫 그랜드슬램. 롯데의 8연승을 태풍으로 만드는 장쾌한 아치였다.
부산 갈매기 팬들의 애증이 엇갈려온 존재인 가르시아는 올 시즌 1할대 득점권 타율로 초반 롯데 부진의 큰 원인을 제공했다.
선풍기 스윙이란 지적을 받으며 왼손 투수의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구단 안팎에서 방출설이 흘러나왔을 정도로 지독하게 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18타수 10안타(타율 0.556)를 친 가르시아는 언제 슬럼프가 있었는지 모를 만큼 급속도로 살아났다.
멘도사 라인(타율 2할 언저리)을 맴돌던 타율은 어느새 2할5푼대로 올라왔고 홈런도 16개로 늘었다. 타점도 47개까지 쌓았다.
홈런 페이스는 롯데 간판 타자 이대호(17개)와 거의 비슷하게 가고 있다.
해법은 달라진 스윙이다.
롯데 김무관 타격코치는 "확실히 가르시아의 스윙 궤도가 달라졌다. 좌중간으로도 잘 맞은 타구가 날아가는 걸 보면 모르겠느냐"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부터 "요즘 가르시아가 이름처럼 막 갈라버리던데.."라며 혀를 내둘렀다.
가르시아의 상승세에 대해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방출 얘기까지 나왔지만 지난 5주 동안 열심히 훈련한 결과가 나왔다.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경기 후 "감독님과 타격 코치님의 지시대로 배팅 게이지에서 열심히 친 결과다. 타격 폼도 변화가 있었다. 스윙이 어퍼스윙에서 레벨스윙으로 바뀌었다. 이것 역시 연습한 결과다"라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