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미디어법 후폭풍…재투표 논란

입력 2009.07.26 (07:37)

<앵커 멘트>

이번 한주 국회 참 시끄러웠습니다.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보여준 폭력 국회의 모습은 지난 연말 폭력국회의 모습이 그대로 재연됐습니다.

미디어법 통과 이후 후유증도 큰데요, 야당은 의원직 사퇴와 거리 투쟁으로 총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정치권 소식 김병용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기자.

<질문> 결국 미디어법이 통과가 됐어요. 여야의 입장이 그동안 첨예하게 맞서왔는데, 일단 파국으로 끝났죠?

<답변>

네, 8개월동안 정말 이 미디어법 얘기만 나오면 국회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곤 했는데요, 그만큼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왔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여당 같은 경우에 이번 임시국회에서 종지부를 찍겠다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왔고, 야당의 경우에는 직권상정만은 절대 안된다며 맞서왔습니다.

이번주 초에 여야가 사실상 마지막 협상을 시도했는데요, 국회 안팎을 오가며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그야말로 끝장토론을 하면서 협상을 했습니다.

한때 여권이 대폭 양보하는 수정안이 나오면서 협상이 되는가 싶더니 결국 결렬됐습니다.

협상의 과정을 지켜보던 국회의장, 전혀 양보하지 않고 있는 여야 모두에게 직권상정 카드를 내비치며 타협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와 김형오 국회의장입니다.

<녹취>안상수(한나라당 원내대표): "국민에게 약속한만큼 초지일관 끝까지 어떻게든 이뤄내야 합니다."

<녹취>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 "날치기 강행처리 직권상정 막아내고 장기집권 막아내겠다."

<녹취>김형오(국회의장): "분명히 말하는 것은 방송법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걸 말한다."


<질문> 네, 결국 여당에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미디어법 최종안을 공개하면서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죠?

<답변>

협상이 여의치 않자 한나라당은 지난 화요일이죠, 최종 수정안을 공개합니다. 박근혜 전 대표측의 요구에다 당내 강경파들의 입장까지 넣은 것인데 그동안 수정안보다 다시 후퇴한 그러니까 원안에 가까운 안이었습니다.

화면 한번 보실까요.

신문, 대기업의 지상파 지분율은 10%까지, 종합편성과 보도전문채널은 30%, 단, 지상파의 경우 2012년까지 경영권 행사를 제한했습니다.

또 박근혜 전 대표가 제안한 여론독과점 방지장치를 수용했습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당내 친박계는 물론 선진당의 안까지 모두 수용한 것이라며 이게 마지막 카드다. 야당을 압박했는데요,

이에대해서 민주당은 당초 협상안보다 후퇴, 눈속임용이다. 사실상 이중 잣대 결국 서로 다른 산출 기준을 적용해 결국 대기업과 특정 언론사에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질문> 결국 지난 수요일 국회의장이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했고, 국회가 한바탕 아수라장이 됐죠?

<답변>

네, 오전에 한나라당이 협상 종료를 선언하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의장석 주변을 점거했고, 허를 찔린 민주당은 본회의장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며 직권상정에 대비했는데요,

김형오 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윤성 부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가운데 신속하게 표결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신문법의 경우 국회 재적의원 294명 가운데 찬성 152명으로, 방송법은 150명 찬성으로 통과됐습니다.

IPTV 법과 금융지주회사법도 일사천리로 처리됐습니다.

<질문> 네, 조금전 화면에서도 보셨지만 결국 외신에도 소개될 정도로 한바탕 난리가 났죠?

<답변>

네, 이번에도 외신들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국회는 폭력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일부 외신 앵커들은 웃기도 했다는데 그날 당시 상황을 다시 한번 보시겠습니다.

국회 본회의장 앞 상황, 한나라당과 민주당 보좌진들이 대치하고 있죠, 민주당 의원들까지 합세해 본회의장 출입구가 봉쇄되고 있는데요,

오후들어 한나라당 보좌진 등이 본회의장 중앙홀에 모이면서, 여야의 본격적인 몸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이윤성 부의장도 한차례 진입을 시도하다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부상자도 속출했구요, 결국 1시간 30여 분만에 출입구가 뚫렸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인간띠를 만들어 야당 의원들의 의장석 접근을 막았고,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봉을 뺏으려고 몸을 날렸습니다.

단상점거부터 부의장의 산회선포까지 7시간 동안 국회는 전쟁터나 다름없었습니다.

<질문> 우여곡절 끝에 법안 처리는 됐는데, 재투표, 대리투표 논란이 일고 있죠? 먼저 대리투표부터 한번 볼까요?

<답변>

네, 그날 당시 화면을 보면 투표 당시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납니다.

화면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당시 본회의장, 첫번째 신문법 투표과정인데요, 현수막 아래서 민주당 장세환 의원이 튀어나옵니다 장의원은 곧바로 한나라당 의석 쪽으로 가서 스크린 몇 개를 계속 터치합니다.

반대 표결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한나라당 의원이 그 스크린을 다시 만지기도 하고요, 결국 이같은 민주당의 투표 방해가 여러군데에서 있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입니다.

장광근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녹취>장광근(한나라당 사무총장): "한나라당 의석에 앉아서 전부 자기들이 누르는 폭거 저질렀다. 민주주의 파괴 범죄 행위 아니냐."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요, 또 다른 화면을 보시면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이 민주당 의석 쪽에서 민주당 강봉균 의원의 터치스크린을 만집니다.

옆에 있던 강 의원이 항의하자 박 의원은 투표를 취소했습니다.

투표 전광판을 확인해보면 강봉균 의원은 투표에 불참한 게 아니라 투표에 참여해 기권한 것으로 돼있습니다.

민주당의 비난도 높은데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박영선(민주당 수석정책부의장): "자리에 있지 않았는데도 이 법에 재석 버튼이 눌러져 있고.불법적인 대리 투표 행위가 이뤄졌음을 증명해 줄 수 있는 것.."

<질문> 또다른 논란 거리가 재투표 논란이죠? 여야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앞서보신 신문법 표결에 이어 방송법 표결이 있었는데, 이 방송법 표결이 두번 이뤄졌습니다.

때문에 야당측의 주장은 한번 부결됐는데, 다시 하는 것은 일사부재의 위반이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첫번째 표결은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서 표결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게 헌법재판소로 갔습니다. 여당과 국회 사무처 입장대로 첫번째 투표가 성립이 안된 것이냐, 야당측 주장대로 부결된 것으로 보느냐 즉 일사부재의 여붑니다.

야당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를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했습니다 재투표를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의사가 침해당한 것으로 볼 것이냐,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합니다.

양당의 입장을 들어보시죠.

<녹취>조윤선(한나라당 대변인): "표결 성립되지 않아서 다시 표결하도록 선포하고 즉석에서 다시 한 건 적법하다"

<녹취>김종률(민주당 의원): "국회법에 표결 불성립 개념은 국회법상 근거가 없다. 표결 불성립이 아니라 부결된 경우다."

<질문> 결국 입법기관 내에서 일어난 일이 사법기관의 판단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군요, 그런데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요. 민주당은 사퇴라는 초강경 카드를 들었네요.

<답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의원직을 버리고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난 19일부터 계속했던 단식도 접고,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거의 모든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에게 제출한 사퇴서는 앞으로 방송법의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의 추이를 봐 가며 현명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4선의 천정배 의원도 국회 사무처에 사퇴서를 내면서 보다 강한 당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정세균 대표와 천정배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정세균(민주당 대표): "국민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의회 민주주의를 지켜내지 못해 죄송합니다"

<녹취> 천정배(민주당 의원): "저는 민주당의원 총사퇴가 우리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민주당은 앞으로 백일 동안 미디어법 무효화를 위한 원내외 병행 투쟁에 주력하는 등 임시국회가 끝난만큼 거리 투쟁의 수위를 높힐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한나라당은 이에 맞서 민생 챙기기 카드를 꺼내들었죠?

<답변>

네, 한나라당은 일단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에 대해 강력 비난하고 있는데요,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가출정치가 또 도졌다.

지금은 가출놀이를 할때가 아니라 민생공부를 할 때이다.

국회의 산적한 법안심사를 내팽개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와함께 임시국회 회기가 끝났기 때문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비정규직법과 악덕사채 근절법 등 민생법안을 이번 회기에 처리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9월 정기국회 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

비정규직법은 당정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

단 미디어법의 경우에 원안보다 규제가 많아졌다면서 진입장벽을 낮추는 쪽으로 법을 재개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조윤선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안상수(한나라당 원내대표): "민주당이 비정규직의 해고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 동안에 우리 한나라당은 당정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녹취>조윤선(한나라당 대변인): "국민이 뽑아준 의원직 개인 맘대로 던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런 진정성 없는 극한 투쟁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대표가 나서서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 카드로 여권 총공세에 나선 민주당의 투쟁의 수위가 높아질 것.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청구건도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남은 9월 정기국회 전까지는 한여름 정국이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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