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 ‘끝내기 만루포’, KIA 9연승

입력 2009.08.09 (20:35)

수정 2009.08.0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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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간염을 딛고 그라운드에 돌아온 인간 승리의 주인공 김원섭(KIA)이 호랑이 군단의 역전 드라마를 썼다.
KIA 타이거즈는 9일 군산구장에서 계속된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홈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에서 김원섭이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린데 힘입어 6-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패배 일보 직전에서 살아나 거침없는 9연승 행진을 달렸다. 9연승은 올 시즌 8개 구단 중 최다. KIA는 팀 사상 최다인 2003년 11연승에도 바짝 근접했다.
김원섭의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은 4월10일 로베르토 페타지니(LG)에 이어 시즌 2번째이자 통산 4호.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을 현실로 입증한 김원섭의 한 방에 1만1천여명의 군산 호랑이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KIA는 이날 LG에 패한 두산을 2경기 차로 앞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잠실구장에서도 끝내기 안타가 터져 LG에 짜릿한 승리를 선사했다.
LG 이대형은 9회말 투아웃 1,3루에서 우전안타를 때려내 두산을 7-6으로 꺾었다.
LG는 상대전적에서 '한지붕 라이벌' 두산을 10승5패로 압도했다.
삼성은 전날 100만 관중을 돌파하고 이날도 2만8천500명이 가득 들어찬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6-2로 눌렀다.
뒤늦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가 7이닝을 2실점으로 묶었고 채태인이 홈런 포함 초반 2타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롯데는 손민한이 2경기 연속 조기 강판당했다.
삼성은 '4위 전쟁'을 벌이는 롯데와 승차를 다시 1경기로 좁혔다.
히어로즈는 대전에서 홈런 3방을 쏘아올려 한화를 10-7로 누르고 3연승했다.
●군산(KIA 6-3 SK)
불붙은 KIA 타선이 SK 외국인 투수 글로버의 날카로운 제구력에 주춤하면서 연승 행진도 끝나는 듯 했다.
글로버와 아킬리노 로페즈(KIA)의 용병 투수전에서 SK가 먼저 승기를 잡았다.
1회말 KIA가 이용규의 2루타, 최희섭의 내야안타로 1점 뽑았지만 SK는 2회초 나주환, 박정권의 연속 안타와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고 4회초 김연훈의 좌중간 2루타, 김강민의 적시타로 3-1까지 달아났다.
최희섭은 8회말 1사 만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 따라붙는데 그쳤다.
9회말 SK 바뀐 투수 김원형이 투아웃까지 잡아내자 KIA도 그대로 주저앉는 것 같았다.
그러나 드라마는 그 때부터였다.
김상훈, 이현곤이 연속 볼넷을 골라나가자 SK는 투수를 좌완 정우람으로 바꿨다.
다음 타자 이용규는 끈질기게 볼을 골라 2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들어선 김원섭은 직전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였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정우람이 142㎞짜리 초구를 몸쪽으로 붙인 순간 김원섭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제대로 힘이 실린 타구는 오른쪽으로 쭉쭉 뻗어가더니 점프한 우익수 옆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 105m짜리 그랜드슬램.
KIA 선수들은 모조리 뛰어나와 대역전극의 환희를 만끽했다. SK는 3연패를 당했다.
●잠실(LG 7-6 두산)
LG만 만나면 힘을 못쓰는 두산이 1회초 3안타로 2점 먼저 내면서 쉽게 풀어갔다. 그러나 LG는 바뀐 공격에서 박용택이 10승에 도전한 홍상삼을 상대로 투런포를 때려 간단히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이 4회초 김동주의 홈런과 김재호의 2루타로 3점 달아나자 LG가 또 5-5로 균형을 맞췄다. 박용택이 연타석 홈런을 날렸고 박경수가 2점홈런으로 뒤를 받쳤다.
박용택은 5회말에도 적시타를 때려 전세를 뒤집었다. 3안타 4타점의 맹타.
두산은 그러나 8회 이원석의 적시타로 다시 6-6을 만들었다.
승부는 9회말 이대형이 갈랐다.
2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형은 두산 정재훈의 2구를 당겨쳐 다이빙 캐치를 시도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뿜어냈다. 쌍둥이 선수들은 이대형에게 사정없이 물 세례를 퍼부었다.
●사직(삼성 6-2 롯데)
삼성이 지긋지긋한 사직구장 8연패에서 벗어났다.
미국대표로 베이징올림픽에 나왔던 삼성 선발 나이트는 최고 149㎞의 빠른 공과 낙차 큰 변화구로 롯데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나이트에게 홈런을 친 이대호만 3안타를 때리며 분전했다.
타석에서는 채태인이 무서웠다.
손민한의 천적 채태인은 2회초 큼지막한 우월 홈런을 날렸고 3회에도 적시타를 때렸다.
롯데는 손민한이 4회를 버티지 못한 채 8안타 4실점하고 내려가자 추격하기 어려웠다.
6회말 홍성흔이 솔로홈런을 때렸지만 8회초 현재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대전(히어로즈 10-7 한화)
히어로즈의 노련한 선발 김수경은 홈런을 맞고 버틴 반면 외국인 투수 에릭 연지는 홈런 3방에 무너졌다.
히어로즈는 2회 송지만의 19호 솔로홈런으로 포문을 열더니 3회와 5회 더그 클락(20호)과 황재균(15호)의 대포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한화는 강동우가 3회말 2점 홈런으로 통산 3번째 팀 2천800홈런을 기록했지만 승리와 무관했다.
한화는 막판 양승학이 3점홈런을 때리는 등 8회부터 5점 추격했지만 초반에 벌어진 점수차가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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