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육상 스타 배출 ‘레이스 달군다’

입력 2009.08.16 (17:35)

수정 2009.08.16 (17:35)

한국 육상이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첫날 세계의 벽을 절감한 것과 달리 중국과 일본은 눈에 띄는 스타를 배출해 대조를 이뤘다.
남자 110m 허들의 류시앙(중국), 남자 해머던지기의 무로후시 고지(일본) 등 그동안 아시아의 간판 노릇을 해오던 이들이 각각 아킬레스건 수술, 허리ㆍ사타구니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약세가 점쳐졌지만 중국과 일본은 그들을 대신할 새로운 유망주를 이미 키워놓았다.
16일 오전(한국시간) 끝난 대회 첫째날 성적을 보면 중국은 남자 20㎞ 경보에서 왕하오가 은메달을 따내면서 메달 레이스에 가세했다.
일본은 메달을 수확하지는 못했으나 남자 100m에서 쓰가하라 나오키가 10초09를 찍고 아시아 선수로는 홀로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이날 최대 하이라이트로 집중 조명을 받은 여자 10,000m에서 최하위인 20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사하쿠 유카리는 최선을 다한 감동의 레이스로 우승자 리넷 마사이(케냐)보다 더 많은 박수를 이끌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 4위에 오른 왕하오는 지난 봄 포르투갈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챌린지대회에서 우승하며 유럽에서 약한 중국 선수들의 징크스를 깼다.
이번 경보는 브란덴부르크 문을 출발해 이뤄진 운터 덴 린덴 도로 2㎞를 10회 왕복하는 코스로 이뤄졌다. 코스도 단순한데다 길이 돌 바닥이어서 아시아 선수에게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었으나 1시간19분06초라는 개인 최고기록으로 시상식 단상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류시앙에 이어 또 다른 스타 발굴에 나선 중국은 일찌감치 남자 20㎞ 경보에 집중 투자, 현재 전력층이 무척 두껍다. 왕하오를 필두로 주야페이(1시간19분51초), 유웨이(1시간20분41초), 쉬파추앙(1시간21분23초), 리레이(1시간21분29초) 등 쟁쟁한 선수들이 세계 중상위권을 점령했다.
일본은 남자 단거리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100m 일본 기록은 이토 고지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10초00. 1979년 서말구 육상 총감독이 작성한 10초34가 30년째 지속되고 있는 한국보다 0.34초가 빠르다.
일본도 11년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지만 에리구치 마사시와 쓰가하라가 올해 각각 10초07과 10초09를 찍어 신기록 달성 가능성을 키웠고 쓰가하라가 작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세계 16강에 오르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 1개와 결선 진출자 6명 배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일본을 대표해 10,000m에 출전한 사하쿠 유카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의 미학을 몸소 실현하며 짜릿한 감동을 안겼다.
트랙을 25바퀴나 도는 지옥의 레이스에서 한 때 3위까지 올랐던 사하쿠는 상위권 주자들이 다 골인한 뒤에도 끝까지 트랙을 달렸고 올림피아 슈타디온을 가득 메운 팬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는 마치 우승한 양 두 팔을 하늘로 뻗어 완주의 기쁨을 만끽했다.
33분41초17초 자신의 최고기록(32분01초80)에 한참 뒤졌지만 장내 아나운서와 꼴찌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인터뷰도 하는 등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사하쿠는 주종목 마라톤에서 다시 레이스를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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