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이동국 “호주 격파 한 번 더!”

입력 2009.09.04 (10:15)

수정 2009.09.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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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펄펄 끓는 젊은 혈기로 호주의 골 그물을 흔들었던 설기현(30.풀럼)과 이동국(30.전북)이 이제 축구대표팀의 '올드보이'가 돼 '어게인 2000년'을 준비한다.
지난 2000년 10월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스타디움.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축구대표팀은 호주와 'LG컵 두바이 4개국 초청대회' 2차전을 펼쳤고,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면서 1-2로 끌려가고 있었다.
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노정윤과 이동국을 투입했고, 노정윤이 투입 3분 만에 동점골을 넣자 선발로 나섰던 설기현이 후반 19분 헤딩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후반 45분 이동국의 페널티킥 쐐기골이 터지며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지난 1997년과 1998년 각각 한 차례씩 호주와 맞붙어 2연패를 당했던 아픔을 설욕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8강 진출 실패 후 사의를 표명했던 허 감독은 축구협회의 재신임을 받고 다시 나선 국제대회에서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르고 나서 역전의 용사들이 또 한 번 뭉쳐서 오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호주와 평가전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역전승의 기쁜 추억을 간직한 허 감독은 다시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고, 세대교체의 주역이었던 이동국과 설기현은 노장 공격수로 '월드컵 승선'의 기회를 타진하고 있다.
누구보다 호주와 평가전이 기다려지는 선수는 이동국과 설기현이다.
허 감독은 '노장의 귀중한 경험'을 강조했고, 이에 맞춰 지난달 이동국의 발탁을 시작으로 이번에는 설기현과 김남일(빗셀 고베) 등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이동국은 2007년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과 인연을 접었다가 올해 K-리그(21경기 16골)에서 보여준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달 2년여 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했고, 설기현 역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 예선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이동국은 지난달 파라과이 평가전 때 골이 없었던 만큼 이번 경기에서 공격포인트가 필수요소로 떠올랐고, 설기현은 측면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이청용(볼턴)과 경쟁에서 이겨야만 하는 부담이 크다.
더구나 상대가 2002년부터 한국대표팀의 코칭스태프를 맡아 사령탑까지 맡았던 핌 베어벡 감독의 호주 대표팀인 만큼 이동국과 설기현은 자신의 장단점을 모두 꿰뚫는 베어벡 감독을 상대로 옛정을 잠시 접고 대표팀 잔류라는 목표를 향해 골을 노려야 한다.
특히 한국은 호주와 역대전적에서 5승8무7패로 뒤지는 터라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겨룬다는 의미에서도 이동국과 설기현의 어깨가 무겁다.
이동국은 "지난달 파라과이와 평가전 때보다 심리적으로 안정됐다"라며 "예전부터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 많아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설기현 역시 "후배들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반드시 살아남겠다. 최종 목표는 월드컵 본선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라며 "노장이 합류해서 대표팀이 질적으로 향상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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