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족집게 대타’ 또 홈런 적중

입력 2009.09.16 (22:33)

수정 2009.09.1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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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오늘은 한 방 생각이 나더라고..”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조갈량' 조범현(49) 감독의 신묘한 용병술이 또다시 팀을 구했다.
KIA 타이거즈와 히어로즈의 경기가 펼쳐진 16일 목동구장.
2-1로 앞선 3회초 1사 1,2루에서 지명타자 최경환의 타석이 돌아오자 조 감독은 지체없이 이재주를 대타로 내보냈다.
히어로즈 투수 황두성이 경기 초반 난조를 보이면서 KIA 타선이 1,2회 모두 안타를 쳐내는 등 기세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간은 이른 교체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조 감독의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볼카운트 2-2에서 황두성의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이재주는 기다렸다는 듯 잡아당겨 좌중간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 홈런으로 순식간에 점수가 5-1로 벌어지면서 팽팽하던 경기 흐름은 완전히 KIA 쪽으로 기울었다.
조범현 감독의 반 박자 빠른 선수교체가 한순간에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
조 감독은 "최경환보다는 이재주가 황두성과 궁합이 맞아서 내보냈다"고 상황을 설명하더니 "이상하게 오늘 경기하면서 한 방 생각이 났다. 실제로 이재주가 홈런을 터뜨리니 나도 소름이 쫙 끼치더라"며 웃었다.
사실 KIA는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면서도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7~8월 11연승을 내달리며 여유있는 1위로 올라서 한국시리즈 직행을 눈앞에 둔 듯 했지만 9월 들어 타선이 침체되면서 13연승을 달린 2위 SK에 반게임차로 추격당했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예상치 못하게 쫓기는 입장이 되면서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KIA 선수들은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조범현 감독은 최근 "앞으로 이기기 위해 악착같은 플레이를 하겠다"며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이날 이재주의 홈런 역시 상대에게 작은 틈이 보일 때 확실하게 승기를 잡기 위해 조 감독이 과감히 움직인 결과였다.
조 감독은 전날 히어로즈와 경기에서도 6회말 3-3으로 동점이 되자 지체없이 선발 투수 릭 구톰슨을 강판시키며 불붙은 히어로즈 타선을 잠재우며 1점차 짜릿한 승리를 이끌어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조 감독이 승부를 가르는 '마법'을 부리면서 KIA는 SK에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조 감독은 경기 후 "타자들 집중력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남은 게임에서 기대할 만하다"며 여유있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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