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역전된 지 모르고 쳤어요”

입력 2009.09.21 (10:15)

수정 2009.09.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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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 무너지기는 했는데 17번홀까지 1위인줄 알았어요"
미야자토 아이(일본)와 숨막히는 대결 끝에 21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재역전 우승을 차지한 최나연(22.SK텔레콤)은 첫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며 모처럼 밝게 웃었다.
LPGA 투어 55개 대회 출전만에 우승한 최나연은 "그동안 우승하지 못해 많이 속상하고 미국에 건너온 것을 후회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자신감을 얻었다. 남은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옆에 있어 준 김송희(21)에게 "우승 못한 저주를 내가 먼저 풀었으니 다음에는 네가 우승해라"고 말했다는 최나연은 "내년에 삼성월드챔피언십이 없어진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꼭 대회가 다시 열려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우승이다.
▲그동안 우승을 하지 못해 많이 속상했다. 미국으로 건너온 것이 후회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 우승을 했으니 모든 것을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
--전반에 앞서나가다 후반에 크게 흔들렸다.
▲초반에는 리더보드를 보면서 경기했다. 전반에 경기가 잘 풀렸는데 너무 우승을 의식하면서 긴장이 된 것 같다. 11번홀에서 보기를 한 뒤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
--우승은 언제 예감했나.
▲후반에 흔들리기는 했지만 잘 하고 있다고 내 자신에게 얘기했다. 15번홀에서 플레이 속도를 높이라고 경기위원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17번홀에서 퍼트를 할 때까지만 해도 내가 1위인 줄 알았다.
--승리를 결정지은 18번홀 상황은.
▲193야드를 남기고 두번째 샷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쳤는데 오른쪽으로 갔고 좀 짧았다. 하지만 물에 빠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최근 캐디를 바꿨다는데.
▲새 캐디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비제이 싱과도 여러차례 우승했던 폴 푸스코다. 이전 캐디도 좋았지만 우승 경험이 있는 캐디가 필요했다. 이번이 네번째 대회인데 컨트롤을 잘 해 줬다.
--신지애와 챔피언조에서 동반플레이를 했는데.
▲한국에서 여러번 같이 경기를 했기에 편안했다. 내가 후반에 자꾸 흔들리니까 지애가 "긴장하지 말고 쳐라"고 말해줬다.
--앞조에서 경기하던 미야자토가 18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는 것을 봤나.
▲나는 못봤다. 지애가 얘기해 줬다.
--경기가 끝난 뒤 누가 제일 많이 축하해 줬나.
▲김송희였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내 경기를 지켜봐 줬다. 비슷한 나이에서 우승 못한 선수가 나하고 송희였다. 내가 우승 못한 저주를 풀었느니 다음에는 네 차례라고 말해 줬다.
--최근 미국 생활은 어떤가.
▲부모님이 함께 생활하며 뒷바라지를 해 주셨는데 석달전부터는 혼자 생활하고 있다. 혼자 요리도 하고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 미국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도 많아 큰 불편없이 보내고 있다.
--내년에 이 대회에서도 타이틀을 지킬 수 있을까.
▲삼성월드챔피언십이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경제 불황으로 LPGA 투어가 축소되고 있는데 한국 기업이 주최하는 대회는 꼭 유지됐으면 좋겠다. 내년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꼭 다시 출전하고 싶다.
--앞으로 일정은.
▲다음 주 열리는 LPGA 투어 CVS/파머시 대회는 출전하지 않는다. 휴식을 취하고 싶다. 10월 열리는 한국대회 하이트컵 챔피언십을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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