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황재원, 특별한 정상 도전

입력 2009.11.06 (07:23)

수정 2009.11.0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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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축구 정상에 오르는 게 최고의 선물이다.'
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둔 포항 스틸러스 선수 중 중앙수비수 `듀오' 김형일(25)과 황재원(28)은 누구보다 각오가 남다르다.
둘은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이 믿는 포백 수비라인의 주축이다.
중요한 대회마다 한국 팀을 가로막아 `한국 천적'으로 불리는 알 이티하드의 막강 화력을 막아줄 최후방의 보루이다.
알 이티하드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직전까지 11경기에서 총 29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평균 2.64골의 화끈한 공격력이다.
좋은 체격 조건과 스피드를 겸비한 김형일과 황재원이 알 이티하드의 공격수들을 효과적으로 막아줘야 포항이 오는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치러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 티켓을 따낼 수 있다.
김형일은 대회에 오기 직전 아버지가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에 영전에 우승을 바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지난달 28일 오전 카타르 도하에서 움살랄과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준비하던 중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기를 마치고 30일 입국하자마자 집으로 달려갔고 간암 투병을 해왔던 아버지는 끝내 눈을 감았다.
포항 동료는 지난 1일 안방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K-리그 최종전 때 애도의 표시로 검은 띠를 매고 출장했고 포항은 1-0 승리를 낚으면서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칠 수 있었다. 파리아스 감독 등 코칭스태프도 인천에 마련된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이제는 김형일이 보답할 차례다. 지난 1일 장례를 마치자마자 선수단에 합류한 김형일은 슬픔을 접고 `꿈의 무대'에서 영광의 순간을 준비하고 있다.
포항이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한다면 올해 컵대회 우승에 이어 2관왕에 올라 K-리그 사상 첫 트레블(챔피언스리그.정규리그.컵대회 등 우승 3관왕)을 노려볼 수 있다.
황재원도 이번 결승 경기가 특별하다.
포항 수비진의 든든한 버팀목인 황재원은 `AFC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올라 있어서다.
특히 상대팀 알 이티하드의 주장이자 오른쪽 측면 공격수인 모하메드 누르(31)도 올해의 선수 후보 14명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다. 올해의 선수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A매치와 AFC 대회의 성적을 합산해 선정하기 때문에 포항이 우승한다면 황재원이 알 이티하드의 누르보다 올해의 선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우승 의지를 불태우는 김형일과 올해의 선수 희망을 품고 정상을 노크하는 황재원이 나란히 승자의 기쁨을 만끽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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