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두바이’ 사태의 교훈

입력 2009.12.01 (07:32)

수정 2009.12.01 (07:58)


[전복수 해설위원]



당분간 빚을 못 갚겠다는 두바이 정부 발표로 충격에 빠졌던 국제금융시장이 빠르게 회복돼가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주가는 오름세로 돌아섰고환율도 안정돼가고 있습니다. 충격이 비교적 빠르게 진정된 것은 두바이 빚이 800억 달러정도로 글로벌 시장을 흔들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점과 큰형겪인 아부다비 정부가 두바이를 돕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파장이 확대되지 않고 수습국면에 접어든 것은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우리 정부도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찻잔속의 태풍처럼 파장이 미미할 것이란 얘깁니다. 그러나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두바이 쇼크가 빚이 많은 나라들의 부도 가능성이란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는 은행들의 부실로 촉발됐습니다. 그랬던 은행들은 정부 도움으로 살아났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은행을 살리겠다며 돈을 마구 찍어낸 각국 정부가 빚더미에 올라앉았습니다.

 

두바이 사태로 그리스와 헝가리, 터키, 불가리아처럼 빚 많은 나라들의 국채 값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들이 과연 빚을 갚을 수 있겠나 하는 불신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빚이 많은 나라 순위까지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가 부채 비율은 GDP 대비 35% 정도로 선진국들보다는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세계에서 제일 빠르고 통계에 잡히지 않은 지방정부와 공기업의 빚까지 합치면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게다가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인 우리나라는 조그만 충격에도 출렁거리는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지난해 리먼 사태 때도 우리 경제는 환율이 급등하는 등 사실상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두바이 쇼크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것은 아닌지 당국은 긴장하고 지켜봐야 합니다.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금융시장에는 250억 달러의 외국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사실 두바이의 몰락은 예견됐던 사탭니다. 40~50도가 넘는 폭염의 나라에 실내스키장을 세우고 세계 최고의 빌딩과 인공 섬을 만드는 일. 전 세계가 창조라며 칭송했던 사업들은 모두 빚을 내 벌인 일이었습니다. 개인이건 나라건 남의 돈으로 파티를 벌이다가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 두바이 쇼크가 알려주는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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