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우승 꿈 이룬 나는 행운아”

입력 2009.12.06 (17:51)

수정 2009.12.06 (18:17)

KBS 뉴스 이미지
프로축구 전북 현대를 창단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K-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최강희(50) 감독은 "주위에 좋은 사람도 많고, 선수들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나를 믿고 따라 줘 K-리그까지 제패할 수 있었다. 나는 행운아다"라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최 감독은 6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전북이 성남 일화를 3-1로 이겨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기자회견에서 먼저 "우승은 선수들이 1년 동안 흘린 땀의 대가다. 너무 기분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 감독은 또 강한 의지로 부활에 성공한 스트라이커 이동국과 주장으로서 팀 내 리더 구실을 해낸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을 우승 주역으로 꼽으면서 그 중에서도 이동국을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지목하기도 했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과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너무 감격스럽다. 우리 선수들이 1년 동안 고생한 땀의 대가다. 선수들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고 지난 3주 동안 너무나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 결실을 얻었다. 너무 기분 좋다. 홈, 원정 가리지 않고 성원해준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오늘 우리가 성남을 이기리라 확신했다. 선수들과 사이에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북이 최근 2년간 많은 선수를 보강하면서 결국 정상에 올랐다. 주역을 꼽는다면.

▲K-리그 정상에 오른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지금 이 순간에도 느낀다. 혼자 좌절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하려면 좋은 선수가 모여야 하고 그 선수들을 모아서 성적 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년 초반의 실패가 좋은 경험이 됐다. 올해 부활하지 못했으면 부담이 됐을 이동국, 그리고 많은 이적 선수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리더 역할을 잘 해준 김상식이 고맙다.

-K-리그 최우수선수 후보는 구단마자 한 명씩만 제출할 수 있는데.

▲어렵다. 고민해봐야겠다. 밖에서 보는 것 같이 나도 이동국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이동국을 지난 1년간 지켜본 결과 절대 게으리지 않다. 본인이 부활하겠다는 의지도 굉장히 강했다. 아무리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도 선수의 의지 없으면 부활은 힘들다. 이동국이 부활해서 20골을 넣고 정규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에 대해 좀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 이동국이 부활하지 않았으면 정규리그 1위도 우승도 없었을 것이다.

-김상식의 활약은.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며 선수들과 많은 대화는 안했다. 김상식이 노장으로서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리더 역할을 잘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가 나서지 않고도 선수들을 융화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오늘도 미드필드에서 그의 활약으로 우리팀 전체가 안정됐다.

-‘재활공장장'이라는 애칭이 있는데 비결은.

▲나는 탁월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런 능력도 없다. 다만 선수를 영입할 때는 꼭 식사를 하든지 대화를 한다. 그 선수가 처한 환경, 성격, 좋은 점을 보고 영입한다. 나쁜 점은 서로 노력하면서 고치면 된다.

슬럼프나 부상 등 환경 때문에 안 좋은 선수는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주면 언제든지 제 기량을 발휘한다고 자신한다. 함께 노력하고 진실이 선수에게 전달되면 선수들도 움직인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듯하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너무 감격스러워 특별히 생각난 것은 없었다.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초반 리그 선두권으로 나서면서 나도 모르게 오버하고 잔소리도 많이 했다. 선수들이 다 받아주고 1년을 꿋꿋하게 정상권을 달려줘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 2007년에도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후반기 부진으로 놓쳤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연초에 목표를 4강으로 잡았다. 2007년에는 직전 해 우승으로 늦게 시즌이 끝나 리빌딩을 잘 못했다. 2008년부터는 내가 어느 정도 원하는 선수 보강이 이뤄졌다. 팀을 믿어 불안한 마음은 없었다.

-내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가야 하는데 선수 보강 계획은.

▲당연히 있다. 오늘까지 비중있는 경기가 있어 아직 정리는 못했다. 하지만 분명히 취약한 포지션이 한두자리 있다. 내일부터 고민해봐야겠다.

-고졸 선수로 프로생활을 시작하고 국가대표도 뒤늦게 발탁돼 선수 시절부터 대기만성형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생각하면 나는 굉장히 행운아이고 행복한 사람이다.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다. 코치와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믿고 따라줘 K-리그도 제패했다.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됐다.

-재활공장장, 2대8가르마, 강희대제 등의 별명이 있는데.

▲대제라는 별명은 너무 안 어울리고 과분하다. 팬들하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봉동리 이장'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새마을 모자 하나 쓰면 딱 어울리지 않나.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들의 성원이 모여서 올해 정상에 섰던 것 같다. 계속 노력해서 K-리그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