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대표 ‘아픈만큼 강하게 올림픽 도전’

입력 2009.12.28 (18:07)

수정 2009.12.2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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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토리노에서 동메달 한 개에 그친 아쉬움을 이번에는 꼭 풀겠습니다"



최근 연일 신기록을 세우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성적에 기대감을 한껏 키우고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성적만큼이나 두드러지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관규 감독과 이규혁, 이강석, 문준, 모태범, 이상화 등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수들은 28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은 이규혁이 벌써 5번째, 문준이 3번째, 이강석과 이상화가 각각 2번째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대표팀 선수들은 오랜 시간 대표선수로 활동하며 쌓인 경험과 그동안 겪었던 아픔들을 하나씩 풀어놓았다.



말투는 조심스러웠지만, 아픔을 극복한 이들의 여유와 자신감이 곳곳에서 묻어나왔다.



5차례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아직까지 메달을 따지 못한 이규혁은 "5번째 출전은 자랑이 아니다. 그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항상 반성하고 있다"며 "이제 반성은 그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6 토리노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이강석 역시 지난 5월 맹장 수술을 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중요할 때 남들은 운동하는데 쉬고 있으려니 억울했다. 혼자 분을 삭이지 못할 만큼 힘들었다"던 이강석은 "이왕 이렇게 된거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나마 여름에 일이 생겨 다행 아닌가"라며 아픔을 거치며 오히려 굳어진 마음을 전했다.



이강석은 최근 4,5차 월드컵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도 "정상급 선수들끼리도 월드컵을 치르면서 기록은 오르락내리락하게 마련"이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레이스를 펼치기만 하면 한국 신기록을 새로 쓰며 ’장거리 희망’으로 떠오른 이승훈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진 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사연이 있다.



이승훈은 "스피드의 매력을 잘 몰랐었다. 하지만 서로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는 ’신사적인 종목’이란 생각이 든다. 신경써야 할 것이 적고 마음이 편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이강석은 "올해 쇼트트랙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떨어졌기에 스피드로 바꿀 수 있었던것 같다"고 성숙하게 말을 이어가며 "체력이 강점이라 장거리를 선택했다. 아시아에서는 다시 나타나기 힘든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3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문준도 "나는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운동을 벌써 10년째 하는데, 이뤄놓은 것이 없다. 확실하게 자리잡은 종목도 없고 1등을 해본 적도 없다"고 담담하게 말을 꺼내더니 "이번 올림픽에서는 꼭 메달을 따고 싶다"며 눈빛을 빛냈다.



이날 유일하게 동석한 여자선수인 이상화 역시 "2006년 토리노에서 아깝게 메달을 놓쳤던 것은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냥 기록만 줄이자는 생각으로 계속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좋은 성적 거두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김관규 감독 역시 "2006년의 아쉬움을 털고 이번에 제대로 해보고 싶어 선수들 모두 열심히 했다. 올해 훈련량을 늘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우리는 500m와 1,000m등 단거리 종목에 경쟁력이 있다. 남자에서는 7~8명 정도, 여자에서는 5명 정도가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면서 "1천분의 1초 차이로 갈리는 종목인 만큼 실수를 줄이고 중압감을 이기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감독은 또 최근 이승훈이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장거리에 대해서도 "외국 지도자들도 놀라고 있다. 이승훈이 현재 8위인데, 아시아 선수로서는 대단한 기록이다. 밴쿠버 경기장에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40여일 남은 기간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선수들과 지도자 모두 더 분발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대표팀은 올림픽을 앞두고 다음달 16-17일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마지막으로 컨디션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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