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해마다 겨울을 나는데도. 요즘 혹한만큼은 정말 참기 힘들 정도죠.
따뜻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유동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태국을 떠나 한국에 온 싸이언 씨.
공사 현장 일로 새벽부터 바깥에 있다보면 겹겹이 껴 입은 옷도 별로 소용이 없는 듯 느껴집니다.
<인터뷰>싸이언 :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개요."
그래도 고향 가족을 생각하면 꽁꽁 언 몸도 잠시나마 따뜻해지는 듯 합니다.
<인터뷰>싸이언(태국) : "80만 원 저금해서 태국으로 보내고 30만 원만 제가 써요."
외국인 주민센터의 상담실.
실내인데도 태국에서 온 이채 씨는 장갑을 낀 채 컴퓨터를 만집니다.
베트남인 옌 탄씨는 난로 옆에 앉아서도 두툼한 옷에 무릎 담요까지 덮습니다.
그러나 옌 탄씨에겐 한국의 겨울 나기가 고생스럽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인터뷰>옌탄(베트남) : "(친구들이) 다 신기하대요. 제가 밖에서 눈 사진 찍은 것 보내면 너무 신기하다고 자기도 한국 오고 싶다고 그래요."
내전을 피해 고향 콩고를 떠나온 버지니아씨는 한국에 온 지 10년째입니다.
해마다 겪는 겨울은 모국의 따스함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합니다.
<인터뷰>버지니아 : "여기 겨울은 너무 추워서 고향 생각이 많이 나요. 콩고는 아주 따뜻하니까요."
때론 고향을 그리워하고 때론 이색 풍광에 놀라워하며 외국인들은 한국의 겨울에 조금씩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