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침몰 직후 어민지원 왜 거부했나?

<앵커 멘트>

해군이 사흘동안 찾지 못했던 함미를 단 몇 시간 만에 찾아 낸 것은 어민이었습니다.

사고 직후 해군이 어민들의 도움을 요청했다가 돌연 취소한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김기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천안함 침몰로 긴박했던 지난달 26일.

백령도 어촌계 3곳의 어민들은 그날 밤과 새벽 사이 해군으로부터 수색 지원을 요청받습니다.

<녹취> 어민 : "어민들하고 어촌계장한테 문자 왔는데, 새벽에 문자 왔어."

문자를 받은 어민 60여 명은 선뜻 지원에 나서겠다며 다음날 아침 포구에 집결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해군의 태도가 변했습니다.

'수색 작업에 민간인을 참여시킬 수 없다'며 방침을 바꾼 것입니다.

<녹취> 어민 : "우리 마을에는 아침에 모였었는데 부대에서 요청을 안했는지... 안 갔지."

어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발길을 돌려야 했고 해군은 수색작업을 한다며 사흘을 보냈지만 허사였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어민들에게 지원 요청을 해왔습니다.

<녹취> 어민 : "이 지역의 돌출부분이 있는지 없는지, 그 사람(군인)들은 모르잖아요. 우리 어민은 잘 알아도..."

결국, 어민들이 나선 지 7시간 만에 해군들이 사흘 동안 찾지 못했던 천안함 함미를 발견했습니다.

사고발생 직후 해군이 어민들에게 요청했던 지원을 갑자기 취소하지 않았다면, 실종자 구조 작업은 더 빨리 진행됐을지 모릅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