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호’ 기준금리 언제 올리나?

입력 2010.04.09 (11:11)

수정 2010.04.09 (11:37)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새 선장인 김중수 총재 주재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경기 회복 전망의 불확실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생산 증가를 반영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용이 여전히 부진하고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인지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기준금리 결정의 척도인 물가가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어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근거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 등 불확실성 고려

경기 전망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김중수 신임 총재가 이끄는 금통위에서도 이변은 없을 것으로 예견됐다.

한은이 최근 산업생산 증가를 토대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 4.6%보다 높이기로 했지만, 1, 2월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 선행종합지수 전년 동월 비는 지난 1월 -0.3%포인트로 1년1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2월에는 -1.0%로 하락 폭이 커졌다.

1월 실업률이 8년10개월 만에 최고치인 5.0%로 뛰어오른 데 이어 2월에도 4.9%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상승하는 등 고용 부진도 심화하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자금난 심화로 도산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고, 이는 결국 고용 악화와 경기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 신용등급 A와 B급 건설사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는 5월 위기설이 돌고 있다.

김 총재는 취임사에서 "경제정책이란 한 마디로 고용과 물가의 두 개 축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한은의 설립목적인 물가와 함께 고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기준금리 결정의 최우선 기준인 물가가 안정적인 점도 금리 동결 결정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2.7%를 기록하면서 2%대로 재진입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3%로 떨어지면서 2%대 초반의 안정적 수준으로 진입했다.



◇전문가들 "상반기 금리인상 없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중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데 이의를 달지 않았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연구위원은 "한은이 경제 성장률을 예상보다 높게 전망한다는 것만 제외하면 물가와 자산가격 측면에서 금리를 올려야 할 요인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의 기준금리는 분명히 정상적인 수준은 아니므로 정상화가 필요하지만, 당분간 국내외 불안 요인을 점검하고 나서 4분기쯤 서서히 금리를 정상화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도 "실제 생산물이 잠재 생산 능력을 밑도는 `디플레이션 갭' 상황이 하반기까지는 지속할 확률이 높아서 6~8개월의 정책 시차를 고려해도 금리 인상은 하반기가 돼야 진지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총재의 정책 성향과 당국과의 정책공조 강화 등도 금리인상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실장은 "한은이 오는 12일 수정 전망치 발표에서 앞으로 경기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김 총재의 발언과 성향, 정부의 입장 등으로 미뤄 보면 당분간 현재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는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대우증권 윤여삼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선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매우 안정적인 상황이라 출구전략에 대한 부담이 적다"며 "국제적인 정책 공조에 무게를 두는 김 총재로서는 경기 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적어도 내년 1분기 전까지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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