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마법사’ 로번, 화려한 부활

입력 2010.06.29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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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공격의 중추인 아르연 로번(26.바이에른 뮌헨)이 완벽하게 부활했다.

왼쪽 허벅지 근육통 탓에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2경기를 건너뛰었던 로번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카메룬과 조별리그 최종전 후반에 교체 출장, 골포스트를 맞히는 강력한 슈팅과 쐐기골 어시스트로 몸을 푼 뒤 29일 슬로바키아와 16강전부터 본격적으로 출전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날개로 출전한 로번은 세계에서 첫손가락에 드는 특급 윙어답게 초반부터 빠른 발과 현란한 드리블을 맘껏 자랑하며 슬로바키아 문전을 위협했다.

그러다 전반 18분 공격형 미드필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테르 밀란)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한번에 찔러준 공을 슬로바키아 문전 오른쪽에서 잡은 뒤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왼발로 강하게 깔아 차 슬로바키아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 첫 골이자 A매치 통산 14번째 골. 로빈 판페르시(아스널)와 네덜란드의 쌍포를 이루는 로빈이 포문을 연 순간이었다.

로빈은 후반에도 계속 슬로바키아 오른쪽을 괴롭혔고 5분 만에 전반과 똑같이 스네이더르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에서 왼발로 강하게 찼지만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1분 후에는 어느덧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이동, 혼전 중에 나온 공을 서서히 몰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요리스 마테이선(함부르크)에게 정확하게 찔러주는 등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메수트 외질(독일) 등 왼발 마법사가 유독 눈에 띈다. 출발은 늦었지만 로번도 이날 골을 신고하면서 왼발 해결사 대열에 합류했다.

2000년 프로데뷔 해 2004년까지 PSV 에인트호벤 등 네덜란드 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뛰었던 로번은 2004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활약했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2009년부터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다.

이제 스무살 중반을 갓 넘은 나이지만 세계 최고리그의 최고팀을 어린 나이에 경험한 것만으로도 그의 뛰어난 능력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지난 시즌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는 24경기에서 16골을 터뜨렸고 네덜란드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해의 독일 축구선수'로 뽑히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득표율은 72.1%로 아주 높았다.

로번을 대표팀에 뽑은 건 2006 독일월드컵 때 한국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4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로번과 스네이더르, 욘 헤이팅아(에버턴) 등 젊은 피를 수혈했고 이들은 무럭무럭 성장해 현재 대표팀 공수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월드컵에서 준우승만 두 번 했던 네덜란드는 90분 내내 쉴새 없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3총사를 앞세워 남아공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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