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강팀 빅매치, 팬들은 ‘애간장’

입력 2010.06.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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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토너먼트 초반 강팀끼리 격돌하는 빅매치가 유달리 자주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우승 후보가 대진운을 탓하며 일찌감치 고향행 보따리를 싸야 하는 상황을 겪는 반면 가시밭길을 피한 일부 약체는 8강을 넘어 4강까지 바라보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대회 막판에 강팀 간의 극적인 승부가 성사되기를 바라는 축구 팬에게는 아쉬운 대목인 셈이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16강에서 앙숙이자 또 다른 강력한 우승후보인 독일과 맞붙는 불운을 겪었다.

20년 만에 월드컵에서 독일과 격돌한 잉글랜드는 16강 최대 빅매치라는 관심을 끌기는 했지만 정작 승부에서는 1-4로 패했다.

잉글랜드는 2006년 독일 대회 때도 8강에서 강팀 포르투갈과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했고 2002년 한일 대회에서도 16강에서 덴마크에 0-3으로 졌다.

또 1998년 대회 때는 16강에서 아르헨티나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눈물을 흘리는 등 대회마다 까다로운 대진 때문에 고생했다.

잉글랜드를 이긴 독일이라고 해서 앞길이 평탄한 것은 아니다. 8강에서는 사상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와 맞붙기 때문이다.

'무적함대' 스페인과 빅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포르투갈도 너무 일찍 만났다.

30일 오전 16강에서 대결하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대진운만 좋았다면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팀으로 평가받는다. 스페인은 세계축구연맹(FIFA) 랭킹 2위에 올라 있고 포르투갈은 3위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중 한 팀이 일본-파라과이의 16강 경기 승자와 이긴다면 4강에서 아르헨티나-독일 승자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싸우게 된다.

반면 A, B조에서 올라온 팀은 8강까지 전통의 강호와 대결을 피하는 행운을 얻었다. 16강에서 한국을 이긴 우루과이와 미국을 이긴 가나가 8강에서 격돌한다.

우루과이-가나의 승자는 브라질-네덜란드 경기에서 이긴 팀과 4강에서 대결한다.

브라질과 네덜란드도 8강에서 격돌하기에는 아까운 팀들이다.

네덜란드는 2006년 독일 대회 때도 16강에서 포르투갈을 만나 탈락했다. 당시 대회에서는 16강에서 스페인-프랑스가 싸웠고, 8강에서도 독일-아르헨티나, 잉글랜드-포르투갈, 브라질-프랑스 등 강팀 간의 혈전이 이어졌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도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가 대결한 16강에 이어 이탈리아-프랑스, 네덜란드-아르헨티나의 8강 등 빅매치가 초반에 펼쳐졌다.

반면 2002년 한일 대회 때는 독일과 브라질의 결승전을 빼면 토너먼트에서 이렇다 할 빅매치가 없었다. 프랑스,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 전통의 강호가 16강에 진출하지 못했고 한국, 일본, 미국, 아일랜드, 벨기에, 세네갈, 터키 등 뉴페이스가 대거 진출한 탓이다.

1994년 미국 대회 때도 16강에서는 강팀끼리 만나지 않았다. 8강에 가서야 브라질-네덜란드, 이탈리아-스페인의 흥행 카드가 마련됐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는 16강과 8강을 통틀어 16강의 브라질-아르헨티나, 독일(당시 서독)-네덜란드 경기 정도가 '죽음의 대결'로 꼽힌다.

결국 이 대결에서 이긴 아르헨티나와 독일은 결국 결승까지 올랐고 독일이 우승을 차지했다.

16강 토너먼트 제도는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본격 도입됐다. 당시 16강에서는 프랑스-이탈리아가 일찍 격돌했다.

16강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1982년 스페인 대회의 2라운드 B조와 C조가 유명한 '죽음의 조'로 꼽힌다.

B조에서는 독일, 잉글랜드, 스페인이 조 1위에 주어지는 4강행 티켓을 놓고 싸웠고 C조에도 쟁쟁한 팀인 이탈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포함됐다.

반면 폴란드, 소련, 벨기에가 속한 A조와 프랑스, 오스트리아, 북아일랜드가 속한 D조는 비교적 편한 '꽃길'을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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