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월드컵 우승 목표로 뛸 때”

입력 2010.07.21 (19:21)

수정 2010.07.2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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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조광래(56) 프로축구 경남FC 감독은 "한국 축구가 더 세련되고 아름다운 축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광래 감독은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 FA컵 16강전에 앞서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소감을 밝히면서 `조광래호'의 비전과 나아갈 길을 이렇게 제시했다.

한국 축구계를 대표하는 대임을 맡은 데에 "무한한 영광이다.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문을 연 그는 "한국 축구는 이제 더 당당해져야 한다. 세계 어떤 강호와 상대하더라도 주눅이 들지 않는 경기력을 갖춰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조 감독은 또 "한국 축구가 가진 강점인 투지와 강한 체력, 조직력을 내세우는데 머물지 말고 더욱 세련되고 아름다운 축구로 다시 태어나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력이나 체격을 내세우기보다는 개인기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아기자기한 기술축구를 선호하는 조 감독의 축구 스타일을 대표팀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한국 축구는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첫 원정 16강 진출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부담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해 수락했다"고 그간의 고민을 전했다.

조 감독은 또 "언젠가는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뛰어야 할 한국 축구에 디딤돌을 놓는 심정으로 대표팀 감독직에 임하겠다"며 "당장 내년 초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아시아 최강자임을 확인하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차근차근 세대교체와 전력 향상 작업을 병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도중에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도 걱정했다.

조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전남에 4-7로 대패한 뒤 "(대표팀 감독 인선을 둘러싼) 여러 가지 복잡한 일 때문에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팀이 어떻게 나아갈지 걱정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나도 어린 선수들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떠나도 될지 여러 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협회에서 얼마 동안은 구단과 대표팀 감독을 병행할 기회를 마련해줬으니 경남의 팀컬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선수들을 잘 추슬러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경남FC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조광래 감독이 계약 기간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아쉽다. 조 감독이 계약기간인 올 시즌 말까지 대표팀과 경남FC 감독을 겸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축구협회와 의논해 대표팀과 K-리그가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만 경남FC 대표도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원한다니 대승적인 차원에서 조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흔쾌히 보내기로 했다. 다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양쪽 감독직을 겸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협회와 조율 중이다"라며 "조 감독의 역량이 충분한 만큼 대표팀과 구단 일을 무리 없이 병행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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