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배추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는데도 정작 농가 소득에는 별다른 도움이 못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파종 전에 밭 전체를 팔아넘기는 일명 '밭떼기 거래' 때문입니다.
박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여 간 배추 농사를 지어온 나홍교 씨.
배추밭을 바라보는 표정이 어둡습니다.
시장에선 배추값이 금값이라지만 나 씨에겐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인터뷰>나홍교(배추 재배 농민) : "속상하죠. 농사라고 힘들여서 지었는데 소득이라곤 없으니까..."
파종 전인 지난 7월, 배추밭 6천 제곱미터를 도매상에 통째로 넘겼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밭떼기 거래로 현시세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3 제곱미터 당 4,550원에 팔았습니다.
이 일대 배추농가 90% 이상이 파종전에 이미 배추밭을 통째로 도매상에게 넘긴 실정입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배추값 폭락에 대비해 밭떼기 거래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영세농가들이 도매시장 경매에 참여하기 어려운 점도 '밭떼기 거래'가 활성화되는 이유입니다.
배추는 5톤 화물차에 실린 채 경매에 부쳐지기 때문에 영세 농가는 운송비를 부담하면서 경매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최성식(배추작목반) : "농가에선 대부분 1톤차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걸로는 경매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거든요."
울며 겨자먹기로 밭떼기 거래를 택한 농민들에게 천정부지로 치솟은 배추 값은 남의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