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홈런포 승부수 ‘사직벌 영웅!’

입력 2010.10.02 (17:53)

수정 2010.10.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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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둔 김경문 감독은 비장했다. 두 경기를 이미 내줬기 때문에 사직구장 경기마저 내주면 그대로 탈락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9타수 4안타를 치며 제 몫을 한 톱타자 이종욱을 3번 타순에 중용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타격 연습을 할 때 잘 맞은 타구를 날리는 이종욱을 보며 "3번 타자 같은 타격을 한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런 기대감을 등에 업고 경기에 임한 이종욱이 홈런 한 방으로 분위기를 단숨에 바꾸면서 사직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첫 타석에서 우전 안타로 타격 감각을 조율한 이종욱은 0-2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나와서 추격의 불길을 댕기는 소중한 솔로포를 터트렸다.

이종욱은 볼카운트 2-2에서 가운데 낮게 떨어지는 시속 133㎞의 싱커를 잘 걷어올려 오른쪽 펜스를 훌쩍 넘겼다.

2006년 데뷔 후 지난 5시즌 동안 8개의 홈런밖에 날리지 못한 전형적인 '똑딱이 타자' 이종욱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대형 타구로 팀을 구해낸 것이다.

이종욱은 "이재곤이 낮게 떨어지는 공을 잘 던지기 때문에 올려치려고 노력했다"라며 "그런데 연습 때처럼 잘 돼 홈런을 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잘 던지던 이재곤은 이 홈런 한 방을 맞고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현수, 김동주에게 잇따라 볼넷을 내줬고 임재철까지 몸에 맞는 볼로 내준 뒤 4점을 더 허용했다.

순식간에 5-2로 경기를 뒤집은 두산은 5회 1점을 더 추가했다. 5회 3점을 내줬지만 끝까지 1점을 잘 지켜 승리를 따냈다.

이종욱은 이날 3번 타자로 나선 것에 대해서는 "부담은 없었다. 타순에 상관없이 매타석에서 내 역할만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에 앞서 선수들끼리 '3연패를 하게 되면 보기에도 좋지 않다. 승부를 더 끌고 가자'고 다짐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크래식(WBC)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종욱은 부상 때문에 심하게 고생했다. 6월2일 KIA와 광주경기에서 수비하다가 턱뼈가 부러지면서 한 달 넘게 그라운드를 떠나기도 했다. 결국 2009시즌에는 82경기에서 타율 0.276을 치는 데 그쳤다.

심기일전한 이종욱은 올해 들어 명예회복을 하는 데 성공했다. 잔 부상으로 잠시 경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타율 0.312에 홈런은 5개나 날렸고 결국 상승세를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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