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골세리머니로 부상 ‘황당’

입력 2010.12.26 (10:21)

수정 2010.12.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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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안타까울 수 없다’



말 그대로 안타깝고 황당할 따름이다. 51년 만의 아시안컵 축구대회 우승의 ’전도사 역할’을 책임질 스트라이커 박주영(25.AS모나코)이 골 세리머니 과정에서 무릎을 다쳐 결국 아시안컵 출전이 무산됐다.



박주영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새벽 모나코 루이2세 경기장에서 열린 FC소쇼와 2010-2011 정규리그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뽑아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박주영의 결승골로 모나코는 최근 6경기(3무3패) 동안 부진에서 탈출하며 7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하지만 승리의 대가는 너무 컸다. 결승골을 넣고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과정에서 동료 선수들이 박주영을 올라타고 축하해주는 순간 박주영의 무릎에서 ’뚝’하는 소리가 나고 말았다. 누군가 과도(?)하게 축하하는 과정에서 박주영의 무릎을 눌렀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박주영은 그동안 유럽을 덮친 한파 때문에 눈이 쌓이고 딱딱하게 굳은 잔디에서 볼을 차느라 오른쪽 무릎에 이상을 느껴왔는데 골 세리머니 과정에서 같은 부위에 강하게 압박이 가해지면서 부상이 심해지고 말았다.



박주영을 진찰한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유나이티드병원 병원장)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주영이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과정에서 무릎에서 ’뚝’하는 소리가 났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지난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때 병원으로 찾아와 정밀 진단을 받았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다친 부위를 확인했다"며 "2년 전 찍어놨던 박주영의 무릎 사진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예전과 다른 부위를 찾아내 정확하게 다친 곳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릎뼈를 덮은 연골 일부가 벗겨져 나가면서 뼈가 드러나 통증이 온 것이다. 정확한 병명은 ’우측무릎대퇴골 외측 박리성 골연골염’이다"며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4주 이상은 쉬어야 한다. 이 때문에 아시안컵은 나설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이 부상 부위를 빠르게 찾아낸 것은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회가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대표팀 선수들의 병력(病歷) 데이터베이스 덕분이다.



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를 중심으로 2007년부터 당시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X선과 MRI 촬영을 비롯해 근육 근력측정 등 다양한 자료를 모아놨다. 박주영도 당시 김진규, 이청용, 기성용 등과 검사에 참가했었다.



송 박사는 "대표선수들의 주요 부상 부위에 대한 MRI 등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놨다. 박주영 역시 무릎 사진을 찍어 놓은 게 있어서 두 장의 MRI 사진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부분을 제대로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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