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 속출

입력 2011.01.27 (10:02)

수정 2011.01.27 (10:19)

<앵커 멘트>

경북 북부권은 구제역의 시발점이었던 만큼, 방역과 사후 조치도 다른 곳보다 빨리 끝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제역이 남긴 마음의 상처는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엔 힘들 정도로 깊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안동에선 가축 14만 마리가 매일 죽어 나갔습니다.

매몰 종료 한 달이 돼가는 지금도 그 충격은 여전합니다.

안동시의 이동 상담실을 찾은 농민들은 너나없이 구제역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숙자(안동시 태장리) : "자꾸 눈에 생각이 나지요. 잊어버리려고 해도 차에 싣고 올라가는 게 눈에 밟히니까."

이런 증상은 매몰에 참여한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유만형(안동시청 축산과) : "(소들이) 서로 혀로 핥아 주면서 같이 가자고 할 때, 그 말 못하는 광경을 보면 진짜 그거는..."

지난 10일부터 상담받은 피해 농민과 공무원 3백50여 명 중 투약이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고위험군 환자가 10명을 넘었습니다.

자가 진단에서도 의사 상담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속출했습니다.

대부분 큰 충격에서 못 벗어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우병탁(안동시 정신보건센터장) : "이런 증상들을 끊임없이 경험하다 보니까 사회 적응이 어렵게 되고, 현실 생활이 힘들게 되고, 불안 우울 증상이 계속되면 굉장히 힘든 생활이 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정신 질환입니다.

따라서 안동시는 정신건강 상담을 수시로 진행하는 한편, 구제역 발병 지역을 순회하는 이동상담도 오는 3월까지 매주 1차례씩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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