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런던서 명예회복’ 美 전훈 추진

입력 2012.01.03 (11:27)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한 한국 남자 마라톤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을 목표로 다시 질주를 시작한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3일 서울 송파구 연맹 사무실에서 오동진 회장 주재로 집행부 회의를 열고 런던올림픽을 대비한 훈련 일정과 대표 선수 선발 계획을 논의했다.



작년 11월 집행부를 대거 교체하고 대표 선수도 100명에서 55명으로 줄이는 등 소수 정예 전략으로 런던올림픽 준비에 착수한 연맹은 마라톤, 경보, 장대높이뛰기, 멀리·세단뛰기 등을 틈새 종목으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중 육상인의 관심이 집중된 종목은 남자 마라톤이다.



간판선수 1~2명을 보유한 다른 종목과 달리 남자 마라톤은 은퇴한 ‘봉달이’ 이봉주의 뒤를 이을만한 재목을 육성하지 못해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영준(32·코오롱)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월계관을 쓰면서 ‘포스트 이봉주’의 선두주자로 나섰으나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결장하면서 남자 마라톤은 또다시 구심점을 잃었다.



특히 대구 세계 대회에서 남자 경보 20㎞와 50㎞에 출전한 김현섭, 박칠성(삼성전자)이 각각 6위와 7위에 오르며 개최국의 체면을 살린 것과 달리 마라톤은 참담한 실패를 맛보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정진혁(22·건국대)이 2시간17분04초를 기록하고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23위에 올랐을 뿐 대부분은 30위권 밑으로 처졌다.



연맹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런던올림픽 대표로 뽑힌 마라톤 선수들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또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등 고지대로 보내 장기간 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아이디어는 건국대에서 숱한 중장거리 스타를 길러낸 황규훈 연맹 전무(부회장 겸직)가 바닥에 떨어진 마라톤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고 지구력과 스피드를 보완해 주자는 취지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상징성이 큰 올림픽 마라톤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미국 전지훈련을 추진 중"이라며 "1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맹은 김건우(남자 10종경기), 이연경(여자 100m 허들), 정순옥(여자 멀리뛰기) 등 대표 선수 세 명을 지난달부터 미국의 플로리다주와 캘리포니아주로 보냈다.



매일 훈련 결과를 점검하고 있고 선수들로부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맹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마라톤 선수들에게도 미국 전지훈련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자 마라톤 선수 중 작년 1월1일부터 소급 적용되는 런던올림픽 기준 A 기록(2시간15분00초)을 통과한 선수는 정진혁뿐이다.



정진혁은 지난해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9분28초를 찍고 깜짝 2위를 차지했다.



지영준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은 3월18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올림픽 기준기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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