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고승덕 의원실에 현금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돌린 '뿔테남'이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던 K씨라는 박 의장 전 비서 고명진(40)씨의 진술이 나온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지난주 고씨를 비공개 조사하는 과정에서 돈 봉투를 돌린 사람이 K씨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 의원실 여비서 이모씨는 돈 봉투를 건넨 사람이 '검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초중반의 남성'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K씨는 한나라당 L 전 의원 비서로 일하다 2008년 전대를 앞두고 박 의장 캠프에 합류, 이봉건(50)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이 팀장이던 캠프 전략기획팀에 있었고 현재는 유학 중이다.
검찰은 최근 K씨를 전화 조사한 결과 "잘 기억나진 않지만 내가 아니라고는 확신할 수 없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K씨는 당시 조정만(51) 정책수석비서관의 책상 아래에 봉투들이 있는 걸 봤고 "내가 옮기기도 했다"고 말했으나 김효재(60) 청와대 정무수석의 지시 여부에 대해선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동안 '뿔테남'이 고씨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그를 추궁했지만 고씨는 "고 의원실에서 돈 봉투를 돌려받긴 했지만 내가 봉투를 돌리지는 않았다"고 진술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K씨의 존재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지금 이 상황에서 그게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