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을 믿었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챔피언들의 무덤’으로 불린 제112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웹 심슨(27·미국)은 18일(한국시간) 대회가 끝난 뒤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2009년부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심슨은 장타자가 아니었고 정확한 아이언샷을 구사하는 선수군에도 들지 못했다.
심슨의 스윙 코치인 조 테소리조차 "당신은 스윙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세계 1인자가 되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고 조언했을 정도였다.
2010년까지만 해도 톱랭커들이 출전하는 특급대회보다는 투어 카드를 유지하기 위해 B급 대회를 전전했다.
우승의 운도 크게 따라주지 않았다.
심슨은 작년 5월 취리히클래식에서 중요한 퍼트를 앞두고 바람 때문에 공이 움직여 벌타를 받는 바람에 우승을 놓치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의 물꼬를 튼 심슨은 도이체방크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PGA 투어 상금 랭킹 2위에 올랐지만 당시 골프팬들의 관심은 온통 유럽투어와 미국투어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에 쏠렸다.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이번 US오픈에서 심슨이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심슨은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벨리 퍼터의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벨리 퍼터가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이 퍼터를 사용한 심슨은 이번 대회에서 퍼트 수 114개를 기록했다.
굴곡이 유난히 심한 올림픽 클럽 레이크 코스의 그린에서 라운드당 평균 28.5개에 그쳐 신기에 가까운 실력을 뽐낸 것이다.
우승상금 144만 달러를 거머쥐고 단숨에 스타로 떠오른 심슨은 "앞으로 더 많은 대회를 치르면서 실력과 함께 정신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