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의 에이스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는 29일(현지시간) 금메달을 따고 난 뒤 "선배들의 업적 때문에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한국 여자양궁은 이날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대회 7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기보배는 "6연패 뒤에 있는 것이 이렇게 부담스러운지 몰랐다"며 "금메달을 따고 나서야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고 선배들이 고마워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세계최강으로 군림하면서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한 차례도 정상을 내놓은 적이 없다.
그 때문에 언젠가는 연패행진을 끊는 ‘역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선수나 지도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보배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장식하는 마지막 24번째 화살을 쏘았다.
한국이 마지막 한 발을 남기고 201-209에서 9점을 쏘면 이기고 8점을 쏘면 한 발로 승부를 가르는 연장전 슛오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앞서다가 연장전에 끌려가면 심적으로 흔들려 지는 경우가 잦다.
기보배는 긴장된 마지막 순간에도 전혀 떨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발을 쏘러 들어갈 때 하던 대로 하면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무 생각 없이 대범하게 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양궁연맹(FITA) 개인 랭킹이 디피카 쿠마리(인도)에 이어 2위로 런던올림픽에서 강력한 개인전 우승자 후보로 거론된다.
기보배는 "런던에 오기 전에는 단체전 금메달만 따도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 마음을 마지막까지 지켜 욕심 내지 않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