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 靑 인선 ‘친정 체제’ 구축 신호탄

입력 2013.02.18 (14:02)

수정 2013.02.18 (15:28)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발표한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일부 인선은 '청와대 친정체제 구축'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전날 발표한 17개 부(部) 장관 인선의 경우, 측근 정치인 기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관료 및 전문가 중심으로 배치한 상황에서 청와대는 자신의 뜻을 잘 알고 같이 일해본 인사 중심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책임총리-책임장관제' 구현 의지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내정자)의 자질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내각에 비해 앞으로 청와대의 영향력이 강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3선 의원 출신으로 박 당선인의 측근 인사다.

박 당선인이 2007년 경선에 패배한 이후 공식 직함없이 '야인'으로 지낼 때 당 최고위원으로서 당시 친박(친박근혜)계를 대변하는 '좌장격' 역할을 맡았다.

당시 박 당선인은 허 내정자를 통해 자신과 친박계의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었다. 그만큼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라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비서실장이 장ㆍ차관 인선을 다루는 인사위원장을 겸임하는데다 박 당선인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하려면 중량감있는 인물이 적임이라는 의견이 대두됐고, 결국 이 관측대로 간 셈이다.

청와대의 '3대 축'인 국가안보실장, 경호실장이 비정무형 인물로 채워진 만큼 비서실장은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야당과의 갈등과 북핵 문제ㆍ세계 경제위기 등 대내외적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對) 국회와 언론 업무 등을 총괄할 정무형이 필요하다는 점을 박 당선인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기획수석에 내정된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도 정치권에 이름을 알린 것은 인수위원으로 발탁되면서부터지만, 적지 않은 기간 박 당선인과 정책적 교류를 가진 '박근혜 사람'으로 분류된다.

유 내정자가 인수위 활동을 지켜본 새누리당의 한 국장급 인사는 "대선 때 국민행복추진위에서 일하면서 박 당선인의 공약은 대체로 잘 알고 있는데, 유 간사의 '박근혜 공약' 이해도는 매우 높았다"고 말할 정도로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 철학을 잘 알고 있는 인사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정운영의 선제적 이슈를 발굴하고 행정부가 놓치는 일들을 챙기며 사전사후적 대책을 마련한다'는 국정기획수석 업무의 적임자라는 평가가 일찌감치 나왔다.

민정수석에 내정된 곽상도 인수위 정무분과 전문위원도 박 당선인과 오랫동안 업무 면에서 '호흡'을 맞춰온 인사다.

지난 2010년 말 발족한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법정치 분야 발기인으로 참여해 공식적인 관계를 드러냈다.

이번 인수위에서는 정무분과 전문위원에 발탁되면서 국정원과 감사원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에 깊숙이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신설하기로 한 특별감찰관제가 친인척 및 측근 관리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여 민정수석의 업무는 공직기강 확립 등 사정과 인사 검증 등으로 요약되는데, 곽 내정자는 그동안 박 당선인과 오랫동안 정책 분야에 대한 구상을 맞춰오면서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는 공중파 방송 PD 출신으로, 주로 역대 홍보수석들이 기자 출신이 많았다는 점을 볼때 다소 이례적이다.

SBS 부사장과 이사회 의장 등은 물론 법제처 방송통신분야 국민법제관 등을 지내면서 언론ㆍ홍보 분야를 두루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대선 TV토론 당시 박 당선인을 외곽에서 자문하면서 박 당선인과 언론ㆍ홍보관에 대해 교감을 나눈 것이 결정적인 인선 배경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당선인의 최측근인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의 광주 살레시오고 선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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