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군단’ 포항, 초반 돌풍 ‘심상찮네’

입력 2013.03.18 (13:35)

수정 2013.03.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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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K리그 클래식 시즌 초반 '토종 군단' 포항 스틸러스의 기세가 무섭다.

올 시즌 시작 전 포항의 전력에 대한 의견은 크게 갈라졌다.

지난해 후반기 상승세를 탄 전력이 유지됐고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외국인 공격수 없이는 한 시즌을 만족스럽게 이끌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2013 K리그 챌린지 3라운드까지 포항은 승점 7을 획득, 순위표 제일 높은 곳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득점은 7골로 14개 구단 중 가장 많고, 실점은 경남(1골) 다음으로 적은 2골에 불과하다.

아직 3경기를 치른 데 불과하지만 포항은 골득실(+5)에서 전북과 인천(이상 +3)을 앞질러 단독 선두에 올랐다.

시즌 첫 경기인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포항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하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매 경기 2골 이상 쏙쏙 집어넣으며 '포항 스타일'의 공격 축구를 꽃피우고 있다.

특히 최근 AFC 챔피언스리그 우즈베키스탄 원정과 정규리그 수원 원정 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초반 고비로 꼽힌 상황을 헤쳐나간 것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포항에 패배를 안겼던 분요드코르와의 경기에서는 사실상 '2군'을 내세운 가운데 '젊은 피'인 이명주와 이광훈이 골을 터뜨렸다.

2-1로 역전에 성공하며 이길 기회마저 잡았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돌아오자마자 치른 '천적'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김원일과 박성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했다.

간결하고 세밀한 패스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 공수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황선홍 감독의 색깔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더는 포항을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만든다.

외국인 선수를 두지 않은 것은 애초 모기업의 긴축 경영이 원인이었으나 오히려 유스 출신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팀의 조직력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황선홍 감독은 "우승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를 얼마나 잘 나타내느냐, 계획을 세웠으면 실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병 없이 가기로 했을 때는 미래를 위해 팀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눈 감고 귀 닫고 누가 뭐래도 계획한 대로 실행할 뿐"이라고 굳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상승세 속에서도 포항은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박성호가 상대 선수와 충돌해 들것에 실려나가는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2주간의 A매치 휴식기가 있어 전열을 재정비 할 시간을 확보했지만, 선수들의 부상은 포항이 두고두고 경계해야 할 걸림돌로 보인다.

수원과의 경기를 앞두고 포항 구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황선홍 감독을 쇄국정책을 펼친 흥선대원군에 비유해 '황선대원군'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황선대원군'의 '토종 100% 정책'이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올 시즌 내내 프로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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