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가능성 남긴 ‘손흥민 시프트’

입력 2013.06.11 (23:10)

수정 2013.06.1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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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은 '손세이셔널' 손흥민(함부르크)의 A매치 첫 선발출전은 무득점으로 끝났지만 대표팀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포지션을 확인하는 성과를 남겼다.

손흥민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에서 김신욱(울산)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이동국(전북)이 최근 대표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최강희 감독은 과감하게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2012-2013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주로 원톱으로 뛰면서 12골을 뽑아낸 손흥민의 뛰어난 결정력을 믿어보겠다는 최 감독의 의지였다.

이 때문에 그동안 대표팀에서 주로 왼쪽 측면 백업 공격수로만 나섰던 손흥민은 굳은 각오를 다지며 A매치 첫 선발 출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을까.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에 두 차례, 후반에 1차례 등 총 3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대표팀이 시도한 주요 공격 패턴이 좌우 측면과 후방에서 롱 패스로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겨냥한 뒤 머리를 맞고 떨어지는 볼을 2선 공격진이 노리는 방식인 탓에 손흥민에게 자주 볼이 연결되지 못하면서 슈팅 기회도 많이 제공되지 않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전반 19분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어뜨린 볼을 이근호(상주)에게 재치 있게 패스해 슈팅 기회를 만들어 주는 등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 공격에 보탬이 됐다.

전반 20분 김신욱의 패스를 받고 시도한 결정적인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득점 기회를 놓친 것은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김신욱과 투톱을 맡다 보니 활동 반경이 줄면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최 감독은 후반 19분 이근호를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면서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에서 왼쪽 측면으로 이동키는 '손흥민 시프트'를 단행했다.

오히려 측면으로 옮긴 손흥민은 특유의 발재간과 스피드를 앞세워 우즈베키스탄의 측면 공략에 집중했다.

후반 22분에는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2명을 개인기로 농락한 뒤 슈팅을 시도한 장면은 최 감독이 바랐던 손흥민의 움직임이었다.

비록 손흥민은 이날 골을 터트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대표팀에서 어떤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계기가 된 경기였다.

손흥민은 "전반과 후반에 바뀐 포지션이 모두 재미있었다"며 "득점을 못한 것은 상관없다. 오늘 경기는 승점 3이 꼭 필요한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최종예선 8차전 상대인 이란이 까다로운 상대지만 오늘처럼 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슈팅이 매번 잘 맞을 수는 없지만 골 욕심은 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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