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번엔 진짜 달라졌나’ 11년만 PS 기대

입력 2013.06.12 (09:37)

수정 2013.06.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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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야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LG 트윈스가 과연 포스트시즌 악연을 11년 만에 끊을지다.

LG는 11일 한화를 11-3으로 대파하고 29승 25패를 기록해 공동 선두 삼성·넥센에 승차 5경기 뒤진 3위를 지켰다.

5할 승률을 밑돌다가 7위까지 추락했으나 6월 들어 7승 2패를 올리고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3위까지 진격했다.

7위 SK까지 5개 팀이 3.5경기 안에서 혈전을 벌이는 터라 순위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나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분위기가 LG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조성되고 있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래 지난해까지 10년째 가을 잔치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경질된 뒤 이광환, 이순철, 김재박, 박종훈 등 4명의 감독이 거쳐 갔으나 누구도 LG를 포스트시즌에 이끌지 못했다.

현역 시절 남다른 '보스' 기질로 카리스마를 인정받은 김기태 감독이 팀 재건에 나선 2년째인 올해 굴레를 벗어던질 찬스를 잡았다.

2002년 기적의 레이스로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선수가 거의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시 LG 불펜의 핵으로 활약한 이동현(30)은 "지금과 2002년 상황이 흡사한 것 같다"고 평했다.

5월까지 처졌다가 6월 반격을 시작해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탄 2002년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최근 몇년간 순위 그래프를 볼 때 LG는 5월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다가 여름이 시작되는 6월께부터 내리막을 탔다.

전년도 가을 마무리 훈련부터 사력을 다해 달려왔다가 정작 결실을 보지 못하고 조기에 레이스를 마감한 모양새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위기가 비교적 이른 5월에 찾아왔다.

4월 30일∼5월 2일 NC에 충격적인 3연패를 당한 것을 필두로 5월 중순까지 4연패를 두 번이나 거치며 급전직하했다.

그러다가 5월 22∼23일 팀의 원 투 펀치인 레다메스 리즈, 벤저민 주키치가 삼성을 제물로 시즌 첫 동반 승리를 낚자 분위기를 뒤집었다.

삼성에 2승 1패를 거둔 이래 LG는 14승 5패라는 높은 승률을 올리고 한고비를 넘겼다.

이동현, 장문석, 이상훈 등 막강 허리로 드라마를 쓴 2002년과 지금의 계투진도 비슷한 모양새다.

현재 LG의 필승조는 이동현, 정현욱, 봉중근으로 이뤄졌다. 허벅지 근육통으로 재활 중인 유원상을 필두로 군에서 제대한 정찬헌, 골프를 접고 다시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이형종까지 가세하면 불펜층은 더욱 두꺼워진다.

자유계약선수(FA) 정현욱의 합류로 뒷문이 강해진 LG는 구원진 평균자책점 2.93을 올려 삼성(3.67)을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 중이다.

2002년보다 선발투수진은 더 좋아 마운드가 위력을 발휘할 공산이 큰 편이다.

지옥 훈련과 끈끈한 조직력으로 팀을 하나로 묶은 김성근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김기태 감독의 '맏형 리더십' 또한 내부 구성원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의 한 선수는 "감독님이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늘 입에 달고 다니신다"며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작지만 소중한 관심이 우리를 힘 나게 한다"고 설명했다.

주변 상황이 급변한 것도 LG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인 롯데, 두산, SK가 예년보다 저조한 성적으로 중위권에 처지면서 LG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겼다.

LG는 SK에 4승 1패로 앞서는 등 중위권 경쟁 4팀과의 상대 전적에서 5할 승률 이상을 올리며 대등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번 주말부터 열리는 넥센, NC, 삼성과의 9연전 결과가 LG의 행보를 가늠할 중요한 경기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LG는 세 팀에 상대 전적에서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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