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결승행! 윔블던 주니어 첫 우승 도전

정현(17·삼일공고)이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2천256만 파운드) 주니어 남자단식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주니어 세계 랭킹 41위 정현은 5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11일째 주니어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막시밀리안 마르테레르(주니어 30위·독일)에게 2-1(6<5>-7, 6-1, 6-3)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정현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결승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랜드 슬램 대회 주니어 단식 우승을 노리게 됐다.

정현의 결승 상대는 잔루이지 퀸치(주니어 7위·이탈리아)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주니어 단식 최고 성적은 1994년 윔블던의 전미라, 1995년 호주오픈 이종민과 2005년 호주오픈 김선용의 준우승이다.

2011년에는 부모가 모두 한국 사람인 그레이스 민(미국)이 US오픈 주니어 여자단식 정상에 오른 예가 있다.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 결승에 한국 선수가 오른 것은 정현이 처음이고 1994년 여자부 전미라 이후로는 19년 만이다.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준 정현은 2세트 들어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인 마르테레르를 몰아붙여 6-1로 2세트를 따냈고 마지막 3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2-2에서 내리 두 게임을 가져와 승기를 잡았다.

정현은 지난달 경북 김천에서 열린 국제퓨처스 대회 단식을 제패,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연소(17세1개월) 퓨처스 단식 우승 기록을 세운 유망주다. 현재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은 514위다.

세계적 권위의 국제 주니어대회인 오렌지볼에서 2008년 12세부, 2011년 16세부에서 우승해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이후 주니어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이 속했던 삼성증권 테니스단의 관리를 받으며 세계무대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착실히 밟고 있다.

아버지(정석진 씨)가 삼일공고 감독을 맡고 있고, 형 정홍(건국대) 역시 유망주로 인정받는 '테니스 가족'의 막내다.

정현의 결승 상대인 퀸치는 왼손잡이로 ATP 랭킹 405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정현과 퀸치의 상대 전적은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니어 대회에서 한 번 만나 퀸치가 2-0으로 이겼다.

정현은 경기를 마친 뒤 "생각보다 상대 서브가 좋아 고생했다"며 "첫 세트를 내줬지만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결승에 오른 만큼 최선을 다해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과 동행하고 있는 윤용일(삼성증권) 남자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퀸치에게 졌을 때는 클레이 코트였고 지금은 정현이 잔디 코트에 완전히 적응했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성인 남자단식 준결승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결승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이날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8위·아르헨티나)와의 4강에서 4시간42분의 대접전 끝에 3-2(7-5, 4-6, 7-6<2>, 6<6>-7, 6-3)로 승리했다.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조코비치는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에서 2년 만에 패권 탈환에 도전한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4강에서 패했다.

결승 상대는 앤디 머리(2위·영국)-예지 야노비츠(22위·폴란드) 경기의 승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