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올스타전! 릴랜드 감독의 완벽 연출

입력 2013.07.17 (17:59)

수정 2013.07.1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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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후 은퇴하는 미국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에게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긴 제84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짐 릴랜드 감독의 완벽한 연출로 차원이 다른 감동을 낳았다.

미국 CBS 스포츠의 칼럼니스트 대니 노블러는 17일(한국시간) 인터넷판 기사에서 올스타전이 끝난 뒤 여러 사람의 뇌리에 한동안 깊이 남을 명장면을 진두지휘한 릴랜드 감독과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수들을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우승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사령탑으로 올해 리그 올스타팀을 이끈 릴랜드 감독은 월드시리즈 홈 개최 어드밴티지가 걸린 올스타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

여기에 팬들의 구미에 맞게 여러 선수를 골고루 기용해야 하며 마지막 올스타전 출전을 앞둔 '수호신' 리베라를 적절한 시점에 마운드에 올려야 한다는 스트레스까지 그를 괴롭혔다.

릴랜드 감독은 아메리칸리그의 방문경기로 치른 이날 리베라의 최후 등판을 망치지 않기 위해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불펜을 운용했다.

그는 경기 전 리베라에게 역전의 위험이 있는 9회 말보다 8회에 등판하는 게 낫겠다는 의도를 알렸고, 리베라는 릴랜드 감독의 의중을 파악하고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2-0으로 앞선 7회에만 그레그 홀랜드(우완·캔자스시티), 브렛 세실(좌완), 스티브 델라바(우완·이상 토론토) 등 세 명의 투수를 쏟아부은 것도 오로지 리베라를 안정적인 상황에서 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8회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타선이 1점을 보태 3-0으로 앞서 나가자 릴랜드 감독은 계획대로 리베라의 등판을 지시했다.

8회초 공격 후 보스턴 레드삭스의 응원가나 다름없는 가수 닐 다이아몬드의 '스위트 캐럴라인' 열창이 끝나자 리베라의 등판을 알리는 메탈리카의 '엔터 샌드맨'이 뉴욕 시티 필드에 울려 퍼졌다.

디트로이트의 벤치코치로 올스타전에 나선 진 러몬트는 올스타 선수들에게 그라운드로 나가지 말고 더그아웃에 머물러 리베라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외야 불펜에서 리베라가 천천히 뛰어나와 마운드에서 양팀 선수와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 모자를 벗어 고별인사를 전하는 장면은 이날 최대 하이라이트였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수들도 리베라의 올스타전 등판을 빛내고자 똘똘 뭉쳤다.


토리 헌터(디트로이트)는 "리베라가 경기를 완벽하게 끝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선수들에게 동기를 줬다"며 "고교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신나게 서로 격려하고 응원했다"고 벤치 분위기를 소개했다.

4년 만에 올스타전에서 승리한 아메리칸리그 선수들은 8회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한 리베라의 완벽투까지 감상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올스타전은 승패보다 팬들의 기억에 남을 순간이 더 중요한 이벤트라는 명언으로 노블러는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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