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도 10승’ 삼성 토종 선발진 막강

입력 2013.09.11 (22:21)

수정 2013.09.1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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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은 10일 팀의 상황을 '차·포·마를 떼고 겨루는 장기'에 비유한 바 있다.

부상으로 이탈한 채태인, 진갑용, 조동찬 등 주축 야수들을 각각 장기판의 말에 빗대어 정상 전력을 가동하기 어려운 처지를 호소한 것이다.

류 감독의 말대로 3년 연속 프로야구 정상에 도전하는 삼성의 올 시즌은 지난 2년에 비해 험난해 보인다.

LG의 약진으로 정규리그 막판인데도 선두를 확정짓기는커녕 2위로 추격 중이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

아네우리 로드리게스가 3승밖에 거두지 못한 채 중도 이탈했다.

급히 데려온 카리대도 1패와 평균자책점 27.00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긴 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2군에 내려가 감감무소식이다.

그나마 로테이션을 지키는 릭 밴덴헐크도 6승 8패로 제 몫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도 삼성이 선두권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일 수 있는 힘으로는 든든한 토종 선발진을 빼놓을 수 없다.

11일 넥센과의 목동 경기에서는 윤성환이 역투로 팀에 소중한 1승을 안겼다.

윤성환은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며 넥센 강타선을 7안타 무실점으로 잠재워 7-1 승리에 앞장섰다.

공이 다소 높게 형성돼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두 차례 병살타를 유도하고 2·4·6회 위기에서는 삼진을 잡아내는 등 완급을 조절하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이날 승리로 윤성환은 시즌 10승(8패)째를 기록했다.

2011년 14승 5패를 올린 이후 2년 만에 다시 10승 고지를 밟았다.

윤성환까지 가세하면서 어느새 삼성에서는 10승 이상을 올린 투수만 세 명이 됐다. 배영수(13승 3패), 장원삼(10승 9패), 윤성환이 주인공이다.

이날까지 두자릿수 승리를 올린 투수가 10명뿐인 상황에서 삼성에 셋이나 나온 것도 대단하지만, 모두가 토종 선수라는 점이 더 놀랍다.

삼성의 세 투수를 제외하고 다승 '톱10'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 투수는 김광현(SK·10승 7패) 한 명뿐이다.

한 팀에서 세 명의 한국인 투수가 10승 이상을 올린 것은 2009년 롯데(조정훈·송승준·장원준) 이후 4년 만이다.

전체적으로 특출난 에이스를 찾기 힘든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각 구단은 확실한 '원투 펀치'를 구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대로 삼성이 어려움 속에서도 밀려나지 않는 원동력은 외국인 투수의 부진에도 팀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버텨주는 두터운 토종 선수층에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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